갈길 험한 韓 증시 이번주도 가시밭길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중국발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투자전략을 보수적으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코스피는 0.03% 강보합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오후 1시 20분 현재 0.18% 하락 중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시장에서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주말 사이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 상황에 따라 점진적이고 조심스럽게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금리인상 임박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이어지게 마련이고,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주 중국 해외주식예탁증서(ADR)의 MSCI 신흥시장(EM) 50% 추가 편입, 중국 제조업 경기지표 발표 등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오는 31일 중국 ADR의 MSCI EM지수 편입은 국내 주식시장에 수급 측면에서 단기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30일에도 동일한 이슈로 단 하루만에 5400억원 가량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코스피는 1.82% 급락했다.다음달 1일 예정된 중국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 제조업 부진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는 부담요인이다. 현재 중국 국가통계국, 차이신 PMI 모두 전월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가시화될 경우 중국 경기 불확실성과 맞물려 신흥국 통화 약세가 빨라질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1일 중국 ADR이 MSCI EM지수에 50% 추가 편입되면서 MSCI 한국 비중은 0.4%p 낮아지고 MSCI 이슈에 민감한 외국인의 대량매도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게다가 중국 제조업 지표까지 비관적으로 나올 경우 지금까지 찻잔 속의 태풍이었던 위안화 약세가 한동안 잠잠하던 중국ㆍ신흥국 리스크를 수면 위로 부상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 ADR 편입 이슈,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이번주 코스피는 하락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응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국면에 대응해 로우볼(Low Volㆍ낮은 변동성) 및 경기방어주의 비중확대 전략을 강화하거나 6월 기업들의 중간배당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배당주 투자를 권했다.

하나금융투자는 OPEC 회담(6월2일), FOMC(6월15일), 브렉시트 선거(6월23일) 등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글로벌 이벤트들을 염두에 두고 상대적인 고위험 자산인 신흥국 주식 등의 점진적인 비중 축소를 권유했다.

NH투자증권은 당분간 단기 수급 이벤트로 지수관련 대형주의 상승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하에 경기민감재(소재, 산업재, 은행 등)의 비중확대 타이밍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국증권은 최근 몇 년간 시장을 주도할 만한 시가총액 상위 업종 및 종목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고배당(고배당지수 편입종목) 종목 또는 과매도 상태에 있는 저 PBR업종(은행ㆍITㆍ자동차)의 대표주를 중심으로 다소 소극적인 매매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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