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에 출차까지… 두 손 두 발 놓는 벤츠의 자율주행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파킹 파일럿' 버튼을 누르고 주차장에 진입하니 차가 스스로 주차 공간을 찾는다. 평행 주차는 물론 T자형 주차도 상관없다. 운전석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주차 공간을 클릭하면 차는 자동으로 주차를 시작한다. 그동안 T자 구간에서 후진 주차만 가능했지만 벤츠는 세계 최초로 전진 주차는 물론 출차 기능까지 추가했다. 평행 주차는 앞뒤 각 50㎝의 여유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 기능을 사용해 주차를 시도하면 4~5번의 전후진으로 주차에 성공한다. 총 12개의 주차센서와 4개의 카메라를 통해 앞뒤 차량과 최소 간격을 유지한 덕분이다. 주차 시간도 2분에 불과하다.

메르세데스-벤츠가 24일 공개한 뉴 E-클래스에는 기존보다 한층 섬세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됐다. '파킹 파일럿',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프리세이프 임펄스사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교차로 등에서 보행자나 차량이 나타난 상황에서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을 경우 스스로 긴급 제동하는 장치다. 1만 가지 이상의 상황을 적용해 오차를 줄였다는 게 벤츠의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시속 60Km 이상에서도 가능하다. 사물과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이나 가속페달에 힘을 주지 않으면 주의력을 잃었다고 판단해 스스로 멈춘다.

차선 유지 장치도 정교하다. 각도가 크지 않은 코너 구간에서는 60~80Km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빠져나간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장치와 같이 사용하면 앞선 차와 거리를 적절히 유지한다. 차량이 측면에서 충돌할 것으로 판단되면 순간적으로 운전석을 안쪽으로 이동시켜 부상을 최소화시켜주는 '프리세이프 임펄스사이드' 시스템도 갖췄다. 측면 충돌사고시 불과 1~2㎝ 차이로 부상 정도가 달라지는 것을 고려한 기술이다.

마틴 휼러 벤츠 부사장은 "차량이 더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신형 E-클래스에 탑재했지만 국내 규제와 실정에 맞게 일부 기능을 조정했다"며 "앞으로 수년내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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