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최저임금 인상, 경제성장률 하락 초래"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에 독(毒)이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을 지낸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경제학)는 18일 오전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정치권의 최저임금 인상경쟁과 그 폐해' 세미나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노동시장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박 교수는 "최저임금제를 운영 중인 15개국의 1980년부터 자료를 사용해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임금을 6030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하게 되면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이 44%에서 73%로 29%포인트 높아지면서 경제성장률은 1.4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9000원으로 인상되면 경제성장률은 1.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박 교수는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20만~5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현재 최저임금 6030원과 시간당 1만원 사이에 분포하는 약 618만명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 탄력성을 적용해보면 이들 일자리 중 약 24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인 노동수요 탄력성을 적용할 경우에는 무려 51만명의 고용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 기조연설자로 나선 복거일 작가 겸 경제평론가 또한 "최저임금 인상은 가난한 노동자의 임금 인상 보다는 한계 일자리를 아예 없애는 효과가 크다"며 "빈곤계층은 일자리를 잃어 당장의 어려움을 겪는 반면 일자리를 잃지 않은 사람들의 소득은 느는 불평등한 현상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 작가는 "일손들을 내보내고 자신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업소득을 얻지만 당장 폐업할 수 없어서 버티는 영세경영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4년 동안에 50% 이상 올리겠다는 정치권의 공약은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나 노인 근로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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