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수임’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구속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의 전방위 로비 의혹에 연루된 두 전관 변호사 가운데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6·사법연수원27기)가 구속됐다. 검사장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57·연수원17기)에 대한 소환 조사도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12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최 변호사를 구속했다.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첫 법조인 구속이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을 토대로 "범죄사실의 소명이 있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변호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본인 의견을 진술할 권리를 포기했다.검찰은 최 변호사가 정운호 대표와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실질 대표(40·수감중)로부터 받은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의 수임료가 재판·수사기관 등 공무원과의 교제비나 청탁·알선 대가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최 변호사는 수임료의 규모나 성격, 변론활동의 실체에 대해 달리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 대표 등과 최 변호사를 대질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수사의 퍼즐을 맞추려면 잠적중인 이숨투자자문 이사 이모(44)씨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대표와 송 대표가 내놓은 거액 수임료는 민·형사 사건은 물론 금융당국 제재 무마 등 포괄적인 구명활동 대가로서 브로커 개입을 수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은 정 대표 원정도박 혐의에 대한 검·경 수사 당시 변론을 맡은 홍 변호사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그는 1심 변호인 명단에도 이름은 올렸지만 법정출석이나 서면 제출이 전무해 사실상 기소 전 단계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수임 내역 및 세무당국 신고 내역,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탈세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홍 변호사 역시 정 대표 구명활동에 관여한 고교 후배 이모(56·지명수배)씨와의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씨는 이권개입 로비에도 손을 뻗치는 등 정 대표 전방위 로비 핵심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 사람의 관계설정과 자금거래 내역, 홍 변호사의 실제 변론활동 내용에 따라 위법성이 갈린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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