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초등생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권장시간 만큼 공부하는 학생 30%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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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우리나라의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에 비해 과도하게 공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12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가 국내 아동 1000명을 대상으로 생활시간을 분석한 결과, 각 연령대별 권장시간 만큼 공부하는 초·중·고 학생의 비중이 3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의 절반인 49.8%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가정학습 또는 사교육으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장 공부시간은 초등 고학년(4학년)의 경우 하루 30~120분, 중학생(중2)은 60~150분, 고등학생(고2)은 90~180분을 기준으로 했다.

이는 해외 학자들이 권장하는 가정 내 학습시간 중 숙제시간에 관한 쿠퍼(Cooper) 교수의 기준과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 정한 것이라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초등학생의 경우 권장시간만큼 공부하는 학생은 33.9%, 과도하게 공부하는 학생은 63.5%로 나타났다.

중학생은 권장 공부시간을 지키는 비율이 25.5%, 과도하게 공부하는 학생이 41.0%, 과소하게 공부하는 학생이 33.5%였다. 고등학생의 경우 32.3%가 권장시간 만큼, 48.4%는 과도하게, 19.3%는 과소하게 공부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초등학생(63.1%), 중학생(76.5%), 고등학생(82.3%) 순으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신체운동을 위한 시간 확보가 어려워 운동 부족으로 인한 불균형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평소 잠을 충분히 잔다고 느끼는가'라는 물음에 고등학생의 63.6%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그렇다'는 응답(36.4%)보다 월등히 높았다.

반대로 미디어 사용 시간에 대해서는 고등학생(67.1%), 중학생(78.4%), 초등학생(81.2%) 순으로 연령이 낮을수록 권장시간을 넘어서는 비율이 높아져 초등학생이 특히 게임, SNS, 동영상 시청 등에 중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여가시간은 평일에는 평균 49분, 주말에는 1시간40분 정도만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휴식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의 아동들이 '그렇지 않다(57.9%)'라고 답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은정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소장은 "초등학생을 비롯해 많은 중·고생들이 과도한 학업과 입시 준비로 필수적인 수면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적정 수준의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신체 및 정신적 건강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균형 있는 생활 시간이 아동발달에 중요한 요인인 만큼 고른 발달과 역량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전국 16개 지역의 초등학교 4~5학년, 중학교 1~2학년, 고등학교 1~2학년 총 1000명의 아동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대인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오는 17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리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의 '제11차 아동복지포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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