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유탄 맞은 백화점·마트…"명절 특수 사라지나"

'김영란법' 입법예고에 백화점·마트 '긴장'
한우·굴비 선물세트 3만원↑…매출 감소 불가피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 침체 지속될 것"

추석 차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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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9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안이 입법 예고되면서 백화점·대형마트업계가 잔뜩 긴장했다. 대부분의 선물세트 판매가격이 3만원을 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목' 명절기간 매출 감소는 물론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침체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우려했다.

김영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인으로부터 3만원 이상 식사 대접을 받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직격탄을 맞게 될 곳으로 백화점이 지목됐다. 백화점의 경우 5만원을 초과하는 명절 선물세트가 전체 매출 중 95%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물상품 가격이 김영란법이 정한 금액 상한선(3만원 이상)을 초과하는 셈이다.

A백화점 관계자는 “매출 타격이 너무 클 것 같다”며 “명절 선물세트는 대부분 3만원 이상이며, 한우는 명절 판매 순위 3위 안에 드는 품목인데 최저가격이 10만원대다”고 말했다.

B백화점 관계자는 “정부와 힘을 합쳐 내수 경기 활성화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김영란법 시행으로 일반 시민들의 소비 심리마저도 눈치보기식으로 얼어붙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현재 백화점업계는 정부와 손잡고 소비심리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에 진행한 대규모 할인전 '코리아 블랙 프라이 데이‘가 대표적인 예다. 올해도 9~10월경에 민간주도 할인전을 기획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비슷한 분위기다. 선물세트 상품 단가가 높지 않아 매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나,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 분위기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A 대형마트 관계자는 “매출 타격은 5% 내로,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하지만 연 매출에서 30% 가량을 차지하는 명절기간 판매실적이 감소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B 대형마트 관계자는 “침체된 내수경기를 더 안 좋게 할 수 있는 요인이라 걱정된다"며 "또 협력사의 입장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수축산업 관계자들은 굴비, 과일, 정육 등의 수확물 절반 이상을 명절선물로 판매하고 있다”며 "생물에 대한 가격 조정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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