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쇼핑 변천사]열흘간 한국서 통큰 지갑 연 중국인 "韓 개성에 빠졌다"

고가의 명품 보다는 개성있는 편집숍 제품 인기
롯데百, 젠틀몬스터·설화수·원더플레이스 매출 높아

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내 롯데면세점 모습.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내 롯데면세점 모습.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조호윤 기자]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연휴기간 동안 중국인관광객(요우커)들은 고가의 명품 보다는 개성있는 편집숍 제품을 쇼핑해 간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방한객과 개별관광객이 함께 늘면서 백화점 업계도 30~60%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중국 노동절이 시작된 4월30일부터 국내 황금연휴 기간이 끝난 이달 8일까지 국내 대형 백화점의 중국인 관광객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53.6%, 현대백화점 62.4%, 신세계백화점 38.9%, 갤러리아백화점 30% 수준이다. 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은 총 14만645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7만169명으로 절반(49.9%)을 차지했고, 일본인은 1만7414명(12.4%)이었다. 8일 방한한 외국인관광객을 더하면 황금연휴 나흘간 한국에 온 외국인은 총 18만여명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앞선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4월30일~5월2일) 한국을 찾은 중국인관광객은 약 6만29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의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연휴 기간동안 요우커들은 주로 패션·뷰티 상품을 구매했다. 고가의 명품보다는 캐릭터 제품이나 편집숍의 독특한 물건을 찾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에서 중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신흥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의 선글라스다. 뒤이어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국내 편집숍 원더플레이스, 캐릭터 브랜드 라인프렌즈, 로드숍 패션브랜드로 잘 알려진 스타일난다, LG생활건강의 오휘·후 등이 상위 매출 브랜드로 꼽혔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고가의 액세서리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브랜드별 매출 순위는 샤넬, 프랑스 액세서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 분더샵 여성, 루이뷔통, 미국 액세서리 브랜드 크롬하츠 순으로 관련 매출이 좋았다. 현대백화점에서는 해외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가 잘 팔렸다. 품목별 매출 신장률은 해외패션 84.4%, 화장품 79.1%, 식품 72.3%, 아동복 70.0% 등을 기록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과거에는 주로 명품 매장을 돌며 고가의 핸드백이나 시계 등을 쓸어담았지만, 최근에는 개별관광객이 늘면서 여유있게 매장을 보며 개성있는 제품을 구매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화장품에만 국한됐던 품목도 캐릭터 제품이나 의류 등으로 다양화 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중국인들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을 300만원대로 잡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방한한 중국 아오란 그룹 포상관광단은 304억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중국 아오란그룹 포상 관광단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80만원에 달한다. 이는 당초 예상한 260억원보다 16.9% 많은 금액이다.

이번 연휴를 전후로 중국 중마이그룹 임직원이 단일 단체관광객으로는 역대 최다인 8000명 규모로 4박5일간 한국을 찾았다. 한국관광공사는 중마이그룹 임직원 방문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가 49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5일과 9일 각각 4000명씩 입국해 면세점 쇼핑과 한강변 '삼계탕 파티' 등을 즐겼다. 롯데면세점에서는 이들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이 330만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명품 소비가 쏠리던 유럽 지역의 경우 테러의 위험이 부각되며 중국인들이 기피하고 있다"면서 "최대 경쟁국이었던 일본에는 지진 악재가 터지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광 수요가 급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