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조선사 구조조정도 '고삐'

▲STX조선해양이 건조한 LR1급 탱커의 모습

▲STX조선해양이 건조한 LR1급 탱커의 모습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산업은행 등 중소 조선소 채권단이 조선사 구조조정을 대하는 태도가 강경해졌다. STX조선 채권단은 당초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선소 매각 등 극단적 조치를 배제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에 열린 정부의 '3차 산업경쟁력 강화와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서 중소형 조선사의 통폐합ㆍ매각 방침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STX조선 채권단은 "하반기에 자구노력, 경기상황을 토대로 법정관리를 포함한 근본처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4일 밝혔다. 현재 4000억원의 채권단 추가지원 자금은 빠르면 6월 말에 모두 소진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성 조선소에 대해서도 블록공장(선박 일부분을 건조하는 공장) 활용 등 하반기에 운영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남아있는 건조 물량 이후 수주가 없을 경우 매각ㆍ임대 등 극단적인 조치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고성 조선소는 하도급 선박 건조 물량이 10척 이내로 남아있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당장 일감이 없다.

성동조선 채권단도 작업장을 폐쇄하는 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성동조선은 지난해 11월 원유 운반선 2척 수주 후 추가 수주를 못하고 있어 내년 중순 작업장이 비게 된다. 채권단은 올해 상반기 중에 추가 수주가 이뤄지지 않으면 3곳의 작업장 가운데 1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신규 수주 부진시 근본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일단 기존 1300억원 자금 지원에 이어 오는 6월, 9월에 12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다만 내년 영도조선소 수주 잔량이 없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SPP조선 채권단은 SM(삼라마이더스)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채권단 회수금 조정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SM그룹의 최근 조정안에 따른 채권단 회수금액은 1415억원으로 당초 채권단의 예상 회수금액(2800억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