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밥] 우리 집 냉장고 단골손님, 달걀

150리터도 채 안 되는 아담한 우리 집 냉장고는 새로 들여놓은 지 반년도 되지 않았는데 윙~윙~ 소리가 요란하다. 저렴한 제품이라 그런 듯하지만 속이 텅텅 비어 더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것 같기도 하다. 반짝이는 실버 색상의 스테인리스 양문형 냉장고는 언제쯤 가질 수 있을까? 지금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우리 집에 들여놓으면 앉을 자리가 없어지는 웃픈 상황이 벌어질 테니 평수를 늘려 이사 가기 전엔 참기로 하자.


시골 부모님 댁은 양문형 냉장고에 김치냉장고 2대, 냉동고까지 무려 4대의 냉장고가 있다. 엄마, 아버지 두 분이 사시면서 뭐가 그리 많이 들어있을까 싶지만 엄마는 이것도 모자란다고 불평이시다. 부모님은 삼시 세 끼를 거의 집에서 해 드시니 냉장고 안에 육, 해, 공의 갖가지 재료가 가득하다. 그에 반해 부모님 댁 냉동고보다도 작은 우리 집 냉장고에는 주로 음료수, 물이 반 이상인데다 (음료 중 맥주가 반 이상이다) 언제 샀는지 쭈굴쭈굴해진 사과 하나, 오렌지 두 개, 파스타 해 먹고 남은 토마토소스와 슬라이스 치즈 몇 장, 달걀 2개가 전부이다.


잦은 외식으로 본격적 요리가 힘든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달걀은 장보기 리스트 1번으로 꼽힌다. 삶아도 먹고 프라이로도 먹고 스크램블도 해서 먹고, 라면에도 퐁당 넣어 먹고, 달걀은 여러모로 간단하게 먹기 좋다. 달걀이 냉장고의 필수 품목인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작든 크든 모든 냉장고에 달걀 전용 칸이 따로 마련되어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10개짜리 달걀을 사 와서 하나씩 냉장고 달걀 칸에 넣는데, 가득 채우니 두 개가 남는다. 작은 냉장고의 설움이 여기서 또 느껴지다니. 자리 확보에 실패한 달걀 두 개로는 피자를 만들어야겠다. 별다른 토핑은 없어도 몇 안 되는 냉장고 재료 중 토마토소스와 치즈도 있으니 이 정도면 완벽하다.


달걀피자
달걀피자

달걀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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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피자 만들기

둥근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구어 달걀을 두 개 깨뜨려 넣는다. 노른자를 살짝 터뜨려 달걀이 프라이팬에 가득 차게 만든 후 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한다. 달걀 위에 토마토소스를 골고루 뿌리고 슬라이스 치즈를 올린 뒤 프라이팬 뚜껑을 덮어 잘 익혀준다.


글=푸드디렉터 오현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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