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총선] 투표장 찾은 파킨슨병 환자 "한 표는 우리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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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수습기자] “나도 처음엔 몰랐어. 이렇게 불편하고 힘들 줄은….”
장모를 모시고 아내와 함께 서울 노원병 상계1동 제5투표소인 노일중학교를 찾은 주민 A(61·목수)씨의 말이다.

A씨가 파킨슨병을 앓는 장모와 함께 산 것은 올해로 5년. A씨는 삶의 곳곳에서 예전엔 몰랐던 불편함을 실감했다. 그는 “장모님처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투표장에 들어서는 계단조차 힘들다"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가에서 지원하는 노인요양사를 신청하는 과정이 무척 까다롭고 복잡해 애를 먹었다”고도 덧붙였다.A씨의 장모 이모(78)씨는 현재 10년째 파킨슨병과 투병중이다. 거동도 자유롭지 못한데다 손 떨림이 심해 혼자서는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기 힘들 정도다. 이같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투표장을 찾은 얘기를 묻자 이씨는 “딸이 자꾸 가자고 보채서지 뭐”라며 웃어보였다.

옆에서 이씨를 부축하던 딸 B씨는 “이 한 표가 장애인, 노인, 환자등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어머니도 그것을 아시고 선거 날에는 빠짐없이 투표한다”고 말했다.

같은 투표소에 목발을 짚고 나온 김모(77)씨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는 “(정치권이) 선거 때만 아픈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말고 평소에도 귀 기울이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제5투표소의 선거관리관은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 선거사무원들이 대기하며 도와드리고 있다"며 "휠체어를 타고 오신 분들의 경우 계단에 발판을 두거나 직접 옮겨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10시 현재 노원병 상계1동의 제5투표소에서는 전체 유권자 3000명 중 500명 가량이 투표를 마쳤다.




이민우 수습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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