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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다이아몬드 '큐빅회원'
"나 땡땡호텔 골드인데요…멤버십 올려주면 그 호텔로 갈게요."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고은지(가명ㆍ35)씨는 힐튼호텔 멤버십 블루, 실버, 골드, 다아몬드 중 '골드'를 보유한 회원이다. 호텔을 이용할 때마다 무료로 조식도 먹고 객실도 업그레이드를 받아 호텔 멤버십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던 중 최근 지인에게서 솔깃한 정보를 들었다. 골드 회원인 고씨가 호텔 멤버십의 최고등급인 '다이아몬드'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20박의 투숙을 더 해야 승급될 수 있는데 실제로 투숙하지 않아도 다이아몬드 회원이 될 수 있다는 것. 다이아몬드 회원이 되면 골드 혜택 외에도 포인트에 50%를 추가로 제공해주고 호텔 도착 최소 48시간 전에 예약하면 객실을 곧바로 내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다이아몬드 회원으로 '점프'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먼저 힐튼호텔의 골드 회원임을 증명할 수 있도록 어플리케이션 화면을 캡처해 사진으로 저장, 베스트웨스턴호텔에 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힐튼 골드 회원인데 베스트웨스턴호텔의 회원이 되고 싶다. 다이아몬드로 승격시켜준다면 앞으로 많이 이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자 다음날 아침 베스트웨스턴 호텔에서 '다이아몬드 회원으로 승격시켜 주겠다'며 바로 답장이 왔다. 이렇게 받은 베스트웨스턴의 다이아몬드 승격 화면을 또다시 캡처해 이번에는 다시 힐튼호텔에 보냈다. 내용은 비슷하다. 현재 베스트웨스턴 다이아몬드 회원인데 힐튼호텔에서 다이아몬드 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10여분 뒤 힐튼호텔에서 보다 정확한 스크린샷을 요구해왔다. 경쟁사의 로고와 해당자의 이름이 제대로 보일 수 있도록 보내달라는 것. 원하는 대로 메일을 다시 한번 공들여 보내자, 그 다음날 힐튼호텔의 다이아몬드 회원으로 승격됐다는 축하 메일을 받았다. 고씨는 단 이틀 만에, 네댓 번의 메일 회신을 통해 힐튼호텔 골드회원에서 다이아몬드회원으로 올라서게 된 셈이다.
힐튼호텔에 따르면 호텔 멤버십은 전 세계 힐튼계열 호텔을 이용해 매번 누적되는 포인트로 등급이 올라간다. 포인트는 지불금액에 따라 지급되는데 1달러에 10포인트가 쌓이며 투숙일수에 따라 등급상향이 이뤄진다. 가입 즉시는 블루이며 4번 방문 또는 10일 이상 숙박시 실버로 상향된다. 골드 등급은 20번 방문, 40일 숙박 또는 7만5000포인트가 됐을 때 올라가며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은 30번 방문, 60일 숙박 또는 12만 포인트로 획득할 수 있다. 포인트를 금액으로 단순 환원할 경우, 호텔에서 1200만원 가량을 쓰는 고객이 다이아몬드 등급이 된다는 얘기다. 이런 식의 승급은 타호텔에서도 흔히 이뤄진다. 동일한 방법으로 하얏트에서도 '다이아몬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하얏트에서는 멤버십 가입 후 그해 5회 정규투숙을 하거나 총 숙박일이 15박 이상이 되면 플래티늄 등급이 부여되는데 여기에 20회 정규투숙 혹은 총 숙박일 35박을 더 채워야 다이아몬드 회원으로 승격된다. 다이아몬드 회원이 되면 이용가능한 최고 객실에서 잘 수 있으며 연간 4회 스위트룸 업그레이드, 식음료 서비스, 오후4시 체크아웃 등의 혜택을 추가로 누릴 수 있다. 이러한 혜택을 '덤'으로 누리고 싶어하는 고객 때문에 힐튼은 물론 하얏트에서도 '가짜 다이아몬드'가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같은 비용으로 최대혜택을 누리려는 소비자들과 고객 서비스 만족을 통해 한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호텔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런 승급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식으로 다이아몬드 회원이 된 이들은 진짜 '다이아몬드', 고씨처럼 갈아타기를 통해 최고 등급을 받은 이들은 '큐빅'이라고 부른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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