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中국유은행 부실채권…"앞으로가 더 문제"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중국 4대 국유은행의 부실 채권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발표한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4대 국유은행의 지난해 말 결산에 따르면 부실채권 잔액은 6892억위안에 육박, 전년 대비 49% 급증했다. 다만 은행 측은 대출금 잔액에서 차지하는 부실채권 비율이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이 1% 대 중반, 중국농업은행은 2%대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3~6%대, 도소매업 6~12%대에 달하는 등 민영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 채권이 증가한 경향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4개의 국유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8567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중국의 은행은 경제 발전과 금리 규제의 혜택 덕에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영업 환경의 변화를 피할 수 없었다. 천스칭(陳四淸) 중국은행 은행장은 "두 자릿수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기도 했다.실적 악화의 배경에는 중국인민은행이 2014년 11월 이후 6차례에 걸쳐 실시한 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예금 금리 상한규제를 철폐하고, 금리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게 하면서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과잉 설비와 부채를 안고 있는 국유 기업의 개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부실 채권 문제는 앞으로도 은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과잉 설비와 부채를 안고도 이익이 나지 않는 '좀비 국유 기업'을 퇴출한다는 추진 목표를 내걸었다. 일부 은행은 철강과 석탄, 조선, 시멘트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며 동참하고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