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수사기관 통신자료 수집에 법적대응 예고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은 29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온 국민이 다 털렸나?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무단수집 문제와 대안' 좌담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가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수집한 노동조합 간부(174명), 인권시민단체 활동가(62명), 정당인(32명), 언론인(30명) 등 402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총 1819건(1인당 약 4.5건)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별로는 경찰이 1466건(80.6%), 검찰이 234건(12.9%), 국정원이 117건(6.4%), 군이 2건(0.1%) 등이었고 제공일자별로는 지난해 11월(15%)과 12월(40.7%)이 가장 많았다. 최원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2014년까지 3년간 수사기관에 제공된 통신자료는 3042만1703건에 달한다. 연간 1000만건 규모, 국민 5명 중 1명의 통신자료를 가져간 셈이다. 통신자료는 가입자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통신서비스 가입·해지일자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다.

단체들은 “저인망식 통신털이로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무런 혐의가 없는 국민의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제한 없이 수집하는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는 4월 총선 이후 헌법소원을 비롯해 수사기관 및 통신업체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각종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