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式 혁신·글로벌, 농협금융의 두 '날개'

내달 취임 1주년 내실·신규사업 확대 로드맵 제시
2020년 자산 380조·당기순익 2조 목표


김용환 농협금융회장

김용환 농협금융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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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NH농협금융 사무실엔 '결제서류판'이 없다. 상사에게 결제를 받으려면 서류만 들고 들어가면 된다. 김용환 회장이 취임한 이후 가장 눈에 띄게 바뀐 모습이다. 대면보고를 위해 기다리던 관행도 사라졌다.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간단히 보고하는게 익숙해졌다.경영지원부의 한 직원은 "매일 회의시간이나 업무보고 시간에 깨끗한 결제서류판을 찾느라 허둥대는 모습이 사라졌다"며 "보고서에 나오는 글자크기부터 양식까지 모두 '각'을 잡아야했던 군대조직같은 분위기에서 많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취임 직후 "불필요한 허례허식을 없애고 그 시간에 좀더 일에 열중할 것"을 주문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내달 취임 1주년을 맞는 김 회장은 조직 내부의 작은 변화부터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 임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로열티와 유대감이 강한 장점은 있지만 스피드와 효율성은 다소 떨어진다"며 올 초 4대 경영키워드로 현장, 스피드, 소통, 신뢰를 강조해왔다.

지난 24일 김 회장이 직접 계열사에서 'NH미래혁신리더'를 선발한 것도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작은 변화의 일환이다. NH미래혁신리더는 김 회장이 취임 이후 역점을 둔 통합인재육성제도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젊은 직원들에게 국내외 연수,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기회를 제공해 인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의 작은 변화를 시작으로 보다 큰 변화를 이끌기 위한 로드맵도 제시되고 있다. 먼저 2020년까지 자산규모 380조원, 당기순이익 2조원이란 목표가 설정됐다. 현재 경영상황에서 쉽지 않은 목표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47.7% 감소한 4023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이 STX 등 조선 해운 관련 충당금 적립에 8209억원을 쌓으면서 지난해 4분기 당기순손실 2174억원이 발생한 여파가 컸다. 앞으로도 충당금 적립문제는 실적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불위호성(弗爲胡成), 실천하지 않으면 이뤄지는게 없다"며 내실과 신규 수익성 사업 확대의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한다고 강조한다. 김 회장이 강하게 추진 중인 분야는 글로벌 진출 분야다. 올해 1월 중국의 농협중앙회라 할 수 있는 공소합작총사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은행인 만디리은행과 MOU를 맺었다. 앞으로 중국,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5개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해외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과 연계해 아시아 농업국가에 진출하면 타 금융사와 차별되는 해외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리스크 관리부분에서는 거액 부실여신 발생을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선제적 기업구조조정 강화를 위해 금융지주 금융연구센터에 산업분석팀을 신설했다. 앞으로 157개 업종을 분석, 여신정책 및 리스크관리 정책과 연계할 방침이다.

또한 저금리시대 비은행부문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펀드, 신탁, 방카 등 핵심 수수료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은퇴금융 서비스 등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 제공으로 비이자이익을 높여 나가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문디(Amundi)와의 협력체계도 보다 강화될 계획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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