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설탕세 도입에 음료업계 소송 움직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영국 음료업체들이 정부의 설탕세 도입에 반발해 법적 행동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지난주 의회에서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를 판매하는 기업들에게 2년 내 설탕세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00㎖당 설탕 5g이 함유된 음료에는 1ℓ당 18펜스(약 301원), 100㎖당 설탕 8g을 넘는 음료는 1ℓ당 24펜스(약 401원)의 설탕세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설탕세가 도입되면 음료업체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설탕을 줄이거나 세금만큼 음료 가격이 올라 소비가 감소함으로써 비만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영국 정부의 주장이다.

하지만 음료업체들은 설탕세 도입이 비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리고 영국 기업들의 타격만 확대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법적 행동을 검토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탄산음료 업체들 사이에서는 과일주스나 밀크셰이크와 같은 음료들이 설탕세 부과대상에서 빠진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유럽사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카콜라 영국 법인 측은 "정부의 설탕세 도입 세부내용을 지켜본 뒤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로펌 DWF의 도미닉 왓킨스 파트너는 "설탕세는 유럽연합(EU)의 공정 경쟁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설탕세 도입까지 가시화되면 다른 회원국들에 비해 영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영국 재무부는 "오스본 장관의 최대 우선순위는 다음세대이며 어린이들이 균형잡인 식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시행시기(2018년)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기업들은 상품개발과 설탕 줄이기 등의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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