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리언트 주가 절반으로 '폭삭'…디폴트 우려도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캐나다 최대 제약회사 밸리언트의 주가가 15일(현지시간)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디폴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밸리언트 주가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이후 전일 대비 51% 하락한 33.5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주당 262달러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해 8분의 1 수준이며 2011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하루에만 기업가치가 129억달러(15조3961억원) 증발했다. 밸리언트는 지난달로 예정됐던 실적 발표를 보름 넘게 미뤄왔다. 이날도 또다시 연간 실적을 발표하지 않아 의혹을 더 키웠다. 대신 밸리언트는 올해 1분기와 연간 예상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밸리언트가 48시간 안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들에 대한 공시 의무 위반으로 디폴트를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업보고서 작성이 지연되면 채무 상환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밸리언트의 장기 채무는 3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밸리언트의 추락에는 지난 연말부터 계속돼온 매출 조작 의혹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0월 공매도 리서치 전문회사 시트론은 밸리언트가 2014년부터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는 계열사 필리도를 이용해 매출을 실제보다 부풀려 작성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밸리언트가 약품유통업체인 필리도에 납품한 뒤 매출이 일어난 것처럼 회계서류를 허위로 꾸몄다는 주장이다. 밸리언트는 이러한 의혹을 줄곧 부정해왔지만 거듭되는 실적 발표의 지연과 최근 과거 실적이 재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 등은 의혹을 확산시키고 있다. 밸리언트의 몰락은 빌 애크먼, 제프리 웁벤 등 유명 헤지펀드 운영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손실을 끼쳤다. 빌 애크먼이 운영하는 퍼싱스퀘어캐피털은 밸리언트 주가 폭락으로 이날 하루에만 9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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