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한끼] 어머니가 생각나는 소울푸드

뽀얗게 국물이 우러난 뜨끈한 미역국 한 그릇에 밥 한 그릇 먹고 나면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만족스럽다. 미역국은 한국인들과 인연이 깊은 음식이다. 아이들의 키만한 긴 미역을 누런 종이로 둘둘 말아서 선물로 주고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두고두고 미역국을 끓여 먹을 수 있으니 그보다 좋은 선물이 없었다.


생일이면 ‘미역국 먹었어요?’로 생일 축하를 대신한다. 산모가 아이를 낳으면 가장 먼저 먹는 음식은 미역국이다. 옛날 어머니들은 며느리나 딸의 산달이 되면 좋은 미역을 구하러 다니셨다. 최상품의 미역을 고르면 값을 깎아서도 안 되고 미역을 꺾어 포장을 해서도 안 된다. 미역을 꺾으면 산모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믿고 금기시했다. 산모가 먹을 좋은 미역을 정성스럽게 고르고 손질하자는 의미였을 듯하다.


미역은 인과 칼슘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현대인들의 생활습관 병에는 꼭 필요한 식재료이다. 산성식품인 육식이나 생선의 섭취량이 많아질 때에는 미역국이나 미역무침 등을 함께 먹으면 산도를 중화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횟집이나 고깃집에서 미역국을 주는 일은 바람직한 일이다.


좋은 미역은 두껍과 탄력이 있는 것으로 찬물에 담가 부드럽게 불려 바락바락 주물러 씻어야 비릿한 냄새가 나지 않지만 요즘은 잘라서 불리지 않고 바로 끓여 먹는 미역들도 있으니 미역국 끓이는 법이 쉬워졌다. 미역의 손질법은 달라졌지만 미역을 넉넉히 넣어 오래 끓여야 깊은 맛이 나는 건 변하지 않았다. 푹 끓여서 국으로 먹기도 하고 밥을 넣어 죽으로 끓여 먹거나 누룽지를 넣어 가볍게 끓여 먹으면 든든한 한 끼가 된다.


누룽지 미역국
누룽지 미역국

누룽지 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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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2인분)

마른 미역 1/4컵, 참기름 적당량, 물 4컵, 누룽지 1/2컵, 국간장 2, 소금 약간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마른 미역은 찬물에 불려 물기를 꼭 짠다.

2. 냄비를 달구어 참기름을 두르고 불린 미역을 넣어 달달 볶다가 물 1컵을 넣어 끓인다.

3. 미역을 퍼지면 나머지 물 3컵을 넣고 10분 정도 끓이다가 누룽지를 넣는다.

4. 누룽지가 불면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한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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