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發 가격경쟁, 얼마나 버틸까? '백기' 들 수 없는 이유

'로열티' 없는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백기 드는 순간 시장서 도태…가격경쟁 "1~2년은 이어질 것"
온라인·모바일쇼핑만이 유일한 성장동력…절대 뺏길 수 없어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투자 유치' 때문에 포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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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이마트발 최저가경쟁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로 번졌다. 기저귀, 분유로 시작된 최저가 품목은 향후 물티슈, 세제, 생수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경쟁에서 누가 먼저 백기를 들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1~2년은 어느 누구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10일 현대증권 등에 따르면 이번 가격 전쟁이 1~2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은 '고객 충성도'를 구축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유일한 경쟁 기준인 '가격'에서 밀리는 순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 이에 당분간 어느 업체도 이번 가격 경쟁에서 백기를 들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에 대해 "높은 인구밀도 탓에 경쟁자를 압도할만한 차별화된 서비스 구축이 어렵고, 모든 유통채널의 가격이 한눈에 비교되기 때문에 온라인유통업 내 로열티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이마트발 가격경쟁은 유통업체들이 더욱 버티기 힘든 상황을 가중시켰다. 이마트 쪽에서는 누군가는 백기를 들기 바라지만 경쟁사들은 절대로 백기를 들 수 없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기존 유통업체들의 경우 온라인·모바일쇼핑만이 유일한 성장동력이다.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면 국내 유통업 유일의 성장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기존 유통업체들은 영업현금흐름 및 보유현금 측면에서 이마트와의 경쟁을 피할 이유가 없다"며 "최저가 경쟁이 언제까지 지속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당장 동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역마진을 두려워해 경쟁사에게 온라인·모바일시장을 뺏기면 국내 유통업 유일의 성장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 기업들의 경우에는 최저가 경쟁에서 백기를 드는 순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게 된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약 10% 수준의 유통마진을 수취하고 있는데 이렇게 낮은 유통마진으로는 이익을 내기 어렵다"며 "따라서 성장 과정에서 꾸준히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투자를 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속적인 거래액 상승이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아직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낮은 가격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거래액 상승을 도모해야 하는 시기"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소셜커머스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설령 누군가 백기를 든다고 하더라도 그 시기는 1~2년 사이는 아닐 것"이라며 "최근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기업들의 재무상황을 우려하는 뉴스들이 많이 양산되고 있지만 이들은 최소 2년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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