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고속, 고배당 소식에 상한가…최대 수혜자는 '오너일가'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천일고속 이 고배당 소식에 상한가로 치솟았지만 오너일가를 위한 고배당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오전 9시33분 현대 천일고속은 전 거래일보다 1만9300원(29.92%) 오른 8만3800원을 기록 중이다. 천일고속은 전날 이사회를 통해 보통주 1주당 6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가배당율은 8.1%이며 배당금총액은 85억원이다. 회사 측은 "외부감사인의 감사결과 및 주주총회에서 승인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배당이 호재로 작용해 상한가로 직행했지만 고배당이 실현될 경우 누구를 위한 고배당인가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천일고속 최대주주는 박도현 대표로 지분 43.09%(분기보고서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박도현 외 특수관계인 3명(친인척)을 합한 지분은 85.74%에 달한다. 배당금총액 85억원 중 72억원 가량이 오너 일가 주머니로 들어가는 셈이다.

지난해 천일고속은 최대주주 변경공시를 통해 박도현 대표이사와 박주현 부사장의 지분율이 각각 43.15%, 36.16%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박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약 4개월 만에 6.02%에서 7배 이상, 박 부사장의 지분율은 같은 기간 4.41%에서 8배 이상 폭증했다. 두 사람의 지분이 급증한 이유는 창업주 박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식을 한꺼번에 증여받았기 때문이다. 박 명예회장이 손자들에게 증여한 주식은 총 98만2944주로 총 발행주식의 68.77%.

사업보고서 등 공식 서류상으로 지분이 없던 박 명예회장이 전체 발행주식의 70%에 가까운 지분을 증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지분을 명의신탁을 통해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재명 전 대표이사의 지분을 포함해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도 85.87%로 종전 26.94%에서 3배 이상 높아졌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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