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경제상황 인식 '메르스' 때보다 나빠"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소비심리가 3개월 연속 하락으로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8을 기록해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지수가 100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를 기준치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현재경기판단과 경기전망 CSI 역시 각각 65와 75를 기록해 1월 대비 각각 3포인트씩 내려갔다. 취업기회전망은 78로 1포인트 상승한 반면 금리수준전망은 102로 16포인트 급락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의 여파가 컸던 지난해 5월 현재경기판단과 경기전망 CSI가 각각 65, 79였던 점을 감안하면 소비심리가 되레 악화된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2월 설날 특수가 있었음에도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한 반면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융 불안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는 분석이다. 백경윤 SK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가계부채를 비롯해 지난해 개별 소비세 인하로 선소비가 많이 이뤄져 2월 들어 시행한 개소세 인하가 이전보다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출 감소에 이어 신흥국 성장 둔화, 북한 로켓 발사 등 이슈가 중첩되면서 소비자들의 경기인식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