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유목민]이마트發 가격전쟁 戰線 확대…지각변동 일어날까

이마트 최저가 판매전략에 소셜커머스 맞불
당분간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간 최저가 경쟁 이어질 것
유아용품에 이어 휴지, 생수 등 생활필수품으로 확산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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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이마트가 기저귀에 대해 국내 최저가 판매를 선언하면서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트의 최저가 판매 전략에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이 맞불 작전으로 맞서면서 당분간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간 최저가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품목도 기저귀와 분유 등 유아용품에 이어 휴지·생수 등 생활필수품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하기스 매직팬티(대형) 가격을 장당 313원에서 310원 수준으로 낮췄다. 이마트는 지난 18일 하기스 매직팬티(대형)를 309.8원에 팔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307.6원으로 추가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분유 판매 가격도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이마트가 남양 임페리얼XO 3단계를 1통 기준 2만1333원에서 1만8200원으로 판매하고 있고, 쿠팡도 최근 가격 조정을 통해 1통 가격을 1만8193원으로 내렸다.

기저귀와 분유는 소셜커머스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올라갔던 대표적인 품목이다. 특히 쿠팡은 온라인 최저가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한 데다 로켓배송을 앞세워 하루 만에 배송하면서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쿠팡의 유통시장 점유율은 2012년 2.3%에서 지난해 5.6%로 상승했다. 기저귀를 사면서 생수를 비롯한 생필품을 함께 주문한 소비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의 선전에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는 줄었고 온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한 쇼핑 문화가 확산했다.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홈쇼핑도 기존 고객을 빼앗기면서 유통업체 간 눈치작전이 이어졌다. 역마진을 감수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소셜커머스의 자금력을 확인할 수 없었던 기존 대형마트와 홈쇼핑은 가격 인하 정책 시기를 조율했다. 출혈 경쟁이 장기화할 경우 소셜커머스 대비 고정비가 많이 들어가는 대형마트, 홈쇼핑이 불리한 탓이다.하지만 최근 쿠팡의 자금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조짐이 보이면서 이마트가 발빠르게 최저가 선언을 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쿠팡은 2014년 영업손실 121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4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쿠팡이 지난해 1조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고 하지만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최저가 경쟁이 치열해지면 쿠팡의 자금 고갈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18~23일 이마트의 기저귀판매액은 9억2400만원으로 집계됐다. 24일 하루 분유 판매액은 온·오프라인 포함해 1억5200만원이다.

이마트의 기저귀 최저가 판매 선언은 소셜커머스의 자금 사정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기저귀로 시작해 생활필수품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마트의 전략은 단순히 고객 유출을 막겠다는 것보다 소셜커머스의 도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뿐만 아니라 기존 대형마트와 홈쇼핑 업체도 같은 계산을 할 수밖에 없고 가격 경쟁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는 공격적인 가격 경쟁으로 쿠팡의 시장점유율 상승을 1년만 막으면 된다"며 "롯데마트와 GS홈쇼핑, CJ오쇼핑 등이 동참해 연합군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마트도 최근 일부 분유 품목에 대해 최저가를 선언하고 가격 경쟁에 동참했다. 유통업계는 업계는 육아용품으로 시작한 최저가 전쟁이 부피가 크거나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제품 가운데 구매 빈도가 높은 품목인 생수, 휴지, 세탁세제 등 생필품으로 확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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