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으로서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아시아경제 박선강]

변민석 광주 대인시장 D.A.오라 청년 작가 이야기
변민석 청년 작가

변민석 청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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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집중하고 작품으로서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최근에는 자신의 꿈을 넓게 펼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젊은 작가가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 허름한 건물에서 만난 변민석(27)씨가 주인공이다.첫인상은 냉철할 듯하고 차갑게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정이가고 장난 가득한 얼굴이 인상적이다.

얼굴값(?)만 할 것 같은 그가 자신의 전공인 미술 얘기에는 그 누구보다 진지하고 날카롭다.

자신의 얘기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하고 곱씹고 다시 곱씹어 말을 내뱉는 모습에는 진정성이 묻어난다.

변씨는 어렸을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했다. 특히 다 사용한 학습지를 오려 만들기를 하는 것이 그렇게 좋았다고 한다.

어느 날은 풀이 없어 밥을 짓이겨 붙여보기도 했다는 변씨의 말 한마디가 마치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이 전해 주신 어린 시절의 이야기로도 들렸다.

남들보다 인정받고 잘 할 수 있었던 것이 미술이었다는 변씨는 중학교 시절 성적은 물론 운동도 잘하는 이른바 ‘만능’이었다.

당시 나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만 간다는 능주고등학교로 진학한 변씨는 잠시 미술을 뒷전에 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적이 잘 나온 것도 아니었다. 기로에선 변씨는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고민하던 중 마음속 한켠에 둔 미술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변씨는 다시 마음먹고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미술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노력의 결과로 당시 조선대학교가 주최한 미술대회에서 입상도 했다.

대학 진학이 코앞이라 상을 쫓아 스펙을 쌓을 법도 한데 공모전이나 대회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냥 미술이 좋았기 때문이다.

변씨는 전남대학교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으로 진학한 그는 같은 과 동기들의 모습에 한 번의 충격이 있었다.

자신처럼 모두가 미술이 좋아 대학에 진학한 줄 알았는데 일부는 부모님의 성화에 어쩔 수 없었다거나 그냥 들어갈 곳이 마땅치 않아 진학했다는 말을 들어서다.

일찌감치 변씨는 과 동기들과 달리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작품 도와주고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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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민석 청년 작가는 지난해 11월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 D.A.오라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변민석 청년 작가는 지난해 11월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 D.A.오라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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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졸업한 변씨는 태국 실라파콘 대학에서 약 100일 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전시회도 여는 등 많은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대인시장 D.A.오라에서 첫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변씨의 작업은 익숙했다가 새로워지거나 새로웠다가 익숙해진 관계를 관찰한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뀌기 전이나 후의 모습을 나타내 그때를 기억하는 방법으로 매번 변화하는 감정의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유명한 작가가 아닌 이상 작가라는 직업이 ‘배고픈 직업’ 중의 하나라 현재는 고정적인 수입은 없다. 그러나 지인 작가들의 보조나 미술 아르바이트를 통해 부모님의 도움 보다는 자신 스스로 생활비 등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변씨는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한 번 국내나 외국에서 새로운 경험을 펼치고 싶어 하며 그 기회를 만들기 위해 좋은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변씨는 “중학교 시절 미술이 좋지만 직업으로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주변인들에 자신의 미래를 알렸지만 결국 직업이 돼버렸다”며 “사소한 것들이 귀중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소소한 것이나 관심이 있었던 것들이 관심에서 멀어진 것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한다”며 “사람을 만날 때 진심으로 대하듯 작업 또는 작품도 멋을 부리거나 보여주는 것이 주가 아닌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선강 기자 skpark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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