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시선 받는 김현, 올림픽 갈 수 있을까

올림픽축구대표팀 김현[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올림픽축구대표팀 김현[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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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올림픽축구대표팀 공격수 김현(23·제주)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김현은 30일(한국시간) 압둘라 빈 칼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교체 출전해 활약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와 13분을 뛰었다. 큰 신장(189cm)을 바탕으로 공중볼 싸움을 하고 많이 뛰었지만 한국의 2-3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대회 기간에 팬들 사이에 김현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김현이 대표팀의 최전방을 맡기에는 부족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팬들은 김현이 골을 잘 못 넣어 답답했다. 김현은 이번 대회에서 여섯 경기(선발 세 경기, 교체 세 경기)에 나왔지만 20일 그랜드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조별예선 3차전에서만 골을 넣었다. 김현이 나왔을 때 그의 머리를 노리는 대표팀의 '롱볼 축구'도 환영받지 못했다.

김현의 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8월 5일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막하는 올림픽 본선 무대에는 축구 강호들이 출전한다. 한국도 최상의 전력으로 맞서야 한다. 김현은 여기에 포함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석현준(25·포르투), 황의조(24·성남) 등 최전방 공격수들이 올림픽 와일드카드로 주목받는 것도 김현의 부진과 연결돼 있다.

하지만 축구 지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김현을 대형 스트라이커가 될 재목으로 주목한다. 신태용 감독도 김현의 재능을 인정해 계속해서 출전시켰다. 신 감독은 "김현이 득점은 많지 않지만 최전방에서 수비형 공격수로 제 역할을 잘해줬다"고 했다. 신 감독 이외에도 김현은 많은 감독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황선홍 전 포항 스틸러스 감독(48)도 지난해 4월 24일 공식기자회견에서 김현의 가치를 높게 봤다. 공격수 출신 감독으로 가장 기대되는 현역 선수를 지목해 달라고 하자 김현을 호명했다. 황 감독은 "김현이 한국을 이끌 대형 공격수다. 같은 팀에 있어보지 못해 평가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조성환 감독(46·제주)도 김현의 가치를 높게 본다. 조 감독은 지난해 12월 12일 제주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고 1년 동안 김현을 지도했다. 그는 "김현은 가진 것이 많다. 다른 선수들을 돕고 팀의 중추가 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박경훈 전 제주 감독(56)은 김현이 좋은 평가를 받는 배경에 신체조건과 기술이 있다고 했다. 박 감독은 김현을 제주로 직접 데리고 온 지도자다. 김현이 전주영생고등학교에서 뛸 때부터 쭉 지켜보고 2014년 1월 9일에 김현을 전북 현대로부터 완전 영입했다. 그해 12월 3일 제주 감독에서 사퇴하기 전까지 한 시즌 동안 김현을 키웠다. 박 감독은 "김현의 신장(189cm)과 신장에 비해서 공을 차는 킥이나 패스가 좋은 능력들이 감독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는다. 최전방 공격수로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했다.


김현의 실제 활약은 주변의 기대에 비해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대표팀도 그렇고 K리그에서도 활약이 미비하다. 올해 프로 데뷔 4년차가 됐지만 여전히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다. 제주에서 뛴 2014시즌과 지난 시즌에 쉰아홉 경기에 나와 다섯 골을 넣었다. 박경훈 감독은 김현이 큰 선수가 되려면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또한 자신 만의 특징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결국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김현도 절호의 기회에서 골을 넣고 팀의 기를 살려주는 경기를 해야 한다. 좋은 점들은 많지만 특색은 없다. 자신 만의 강점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했다. 강한 정신력도 필요하다. '순둥이'보다는 '악바리'가 되어야 한다. 조성환 감독은 자신감을, 박경훈 감독은 근성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감독은 "김현은 자신감을 잃으면 실수를 자주 한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김현은 올림픽축구대표팀과 함께 31일에 귀국했다. 이제는 최종 통보를 기다려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와일드카드 후보들을 만나보고 선수들이 대표팀과 앞으로 K리그에서 활약한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명단을 결정할 예정이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소속팀에서 뛰어야 올림픽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6월에는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이 올림픽에서 자신의 재능을 보여줄 기회를 받을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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