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마약범 잡고 보이스피싱 막고…지하철의 영웅들

서울도시철도공사, 28일 승객 돕고 범죄 예방한 직원들 감사패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영웅들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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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하철 7호선 굴포천역에서 일하는 김종용씨는 지난 4월 늦은 밤 근무 도중 한 여성이 20대 남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분노한 김씨는 30여 분이 넘는 빗속 추격전 끝에 그 남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김씨처럼 서울 지하철을 지키는 '의인'(義人)들 덕에 오늘도 시민들은 하루하루 마음놓고 빠르고 편리한 지하철을 이용한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8일 오후 지난해 지하철에서 어려움에 처했던 시민을 도운 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승객들의 목숨을 구했다. 유승용씨는 지난 4월 종합관제센터에 근무하던 도중 전동차 안에서 갑자기 쓰러진 40대 남성을 평소 연마해두었던 심폐소생술로 구해낸 주인공이다. 정진수 6호선 석계역 부역장도 역 대합실에서 쓰러져 과다 출혈로 쓰러져 의식을 잃은 60대 남성을 신속히 응급 처치해 살려냈다. 7호선 먹골역에 근무하는 김지형ㆍ안종수씨도 지난 9월 대합실에서 갑자기 쓰러진 3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냈다.

시민들의 소중한 돈을 지켜 준 직원들도 있었다. 내방역에 근무하는 양미영씨는 물품 보관함에서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할 뻔한 시민을 도와 2200만원의 피해를 막았다. 남다른 눈썰미와 민첩한 대처, 무엇보다 고객에 대한 관심과 봉사 정신의 결과였다. 내방서비스지원사업소의 강정규씨는 지난 6월 7호선 열차 순회 중 650만 원이 든 돈가방을 습득해 주인인 80대 여성에게 돌려줬다.

범죄 예방에 앞장 선 이들도 있다. 5호선 청구역의 서성환ㆍ위경호씨는 지난해 7월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일삼은 60대 남성을 일주일 넘게 추적해 경찰에 넘겼다. 7호선 고속터미널역의 진민규씨도 지난해 11월 승객의 물건을 훔친 40대 남성을 설득해 경찰에 넘겨 갱생의 길을 가도록 도왔다. 7호선 상동역의 한 직원은 기지를 발휘해 마약사범 현행범을 유인, 경찰과 함께 붙잡기도 했다.김태호 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이분들 외에도 5~8호선 대부분의 직원들이 시민 곁에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며 "2016년에도 안심하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사 전 직원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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