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단비' 이란, 목마른 건설·車·전자 적신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최대열 기자] 이란에 대한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이란 특수'가 예상된다. 건설ㆍ플랜트 등 대형 인프라 시설 발주가 늘어 국내 건설업체들의 수주 기회가 확대되고, 인구 8000만명에 이르는 이란 내수 시장 활성화로 자동차, 가전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도 증가할 전망이다.

최대 수혜는 건설업계다. 수년 간의 제재로 묶여있었던 다양한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란 정부는 2020년까지만 214조원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대림산업은 현지에 나가있는 직원들이 수주 후 중단된 프로젝트 재개와 신규 프로젝트 발굴 등을 검토하고 나섰다. 현지 관계자는 "지난해 국제사회가 대 이란 제재 해제 논의에 착수한 이후 내부적으로 기존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방면에서 시장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현지 지사설립을 준비 중이고, 현대건설은 지난해 테헤란에 지사를 열고 직원을 파견했다. 2008년 13억달러가 넘는 공사를 수주하고도 국제사회의 제재가 시작되면서 프로젝트를 포기한 GS건설 등 다른 대형 건설사 역시 다각도로 사업 검토에 나서는 분위기다.자동차와 전자업종도 경제 제재 이후 줄어든 대(對)이란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수출 물량이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란 자동차 산업수요가 2011년에는 170만여대 정도였는데 제재를 당하면서 2014년에는 100만여대까지 떨어졌다"면서 "제재가 해제되면서 자동차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란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계도 가전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트라(KOTRA)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의 LCD, LED TV 수요 증가를 전망했다.

국내 조선업계에도 '가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란은 원유 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와 이를 운반하기 위한 유조선 등의 선박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미 국내 일부 조선사가 이란 선사들과 선박 건조를 두고 협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도 이란산(産) 원유 도입 확대로 수입처 다변화와 중동산 원유 가격 하락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란 바이어들이 한국과의 교역을 확대할 것이란 조사 결과도 나왔다. KOTRA가 최근 자동차, 가전, 의료기기, 석유화학 등 주요 분야 이란 바이어 52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바이어의 44%가 한국기업과 교역규모를 최대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