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환풍구 사고, 행사 주최자·시공업자 실형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2년 전 27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 환풍구 붕괴 추락 사고'의 행사 주최자와 시공업자 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시공업체 관계자 정모(50)씨와 행사를 주최한 언론사 총괄본부장 문모(51)씨 등 5명에게 금고 1~2년,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하도급 업체 대표 김모(49)씨 등 4명에겐 금고 10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구속 기소된 행사대행업자 이모(43)씨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행사 진행만 했을 뿐 안전 관리 책임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행사 주최자들의 경우 대규모 행사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안전요원을 배치하거나 접근 차단 벨트를 설치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환풍구)시공업자들은 설계도면대로 시공하지 않고 임의대로 설계를 변경하고 부실하게 시공한 점이, 감리자는 부실 시공을 방조한 책임이 각각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신속한 사고 원인 규명이 필요함에도 시공업자 일부는 대책회의를 열어 공사 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파기·삭제하고, 행사 주최자는 사실관계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 이같은 양형 조건을 고려해 각각의 형량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행사대행업자 이모(43)씨는 행사 진행에 필요한 장비 항목으로 국한해 대행 계약을 체결한 점을 인정해 안전 관리 책임은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지난 2014년 10월 17일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축제 공연장에서는 공연을 보기 위해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 올라갔던 시민 27명이 환풍구 덮개 붕괴로 18.9m 아래로 추락,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검찰은 정씨 등 10명을 기소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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