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몸부림…연초부터 점포 축소 나서

인터넷은행 등장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 예고

은행 창구 모습

은행 창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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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새해부터 은행들이 점포 축소에 나섰다. 저금리 등으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진만큼 수익성이 나쁜 점포를 정리하는 것이다.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점포 위주 영업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설 모바일전문은행을 양성하고 있어 현재 90% 수준인 비대면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KB국민은행은 12일 "올해들어 기존 점포 가운데 16개를 줄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점포수 1138개에서 1122개로 축소된 것이다. 지점은 992개에서 969개로 23개나 줄었으며, 대신 출장소가 116개에서 124개로 8개 늘었다. PB센터는 22개에서 21개로 축소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여건 변화에 따른 영업점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점포를 40개 줄인다는 계획이다. 점포 신설을 억제하고, 신설은 기업영업이 유리한 핵심지역으로 한정한다는 방침이다. 지점은 2014년 말 874개에서 2015년 말 845개로, 출장소는 같은 기간 119개에서 113개로 줄었다. 농협은행은 올해 점포 10개를 폐점할 예정이다. 이미 지점과 출장소를 포함한 점포를 2014년 말 1176개에서 2015년 말 1169개로 7개 줄인 상태다. 5대은행의 지점은 2014년 말 4473개에서 2015년 말 4356개로 축소됐다. 117개가 줄어든 것인데, 출장소는 708개에서 712개로 4개 늘어났다.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은 인건비를 줄여 수익구조를 높이겠다는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점포수=영업력'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가능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은행 창구를 통한 대면 거래 비중은 10.7%를 기록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인터넷뱅킹 거래 비중은 37.8%로 1년 전보다 2.8%포인트 올랐고, 자동화기기(ATM CD), 텔레뱅킹 거래 등을 합친 비대면 거래 비중은 89.3%에 달한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비대면 비중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점포 축소 역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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