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은행권 히트쳤지만, 서민에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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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올들어 시중은행들이 '모바일뱅크'를 통해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출하면서 관련 시장을 달궜지만 여전히 가계신용대출 중 중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리대출을 이용한 대출 소비자는 100명 중 5명에 그쳤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말 현재 금융기관의 금리구간별 신용대출 비중을 보면 금리 연 5% 미만이 42.0%(잔액기준, 73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15% 이상과 연 5~10% 금리가 각각 28.0%(49조3000억원), 24.9%(43조8000억원)로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중금리 구간인 연 10~15%의 금리는 5.1%(9조1000억원)에 불과했다.

또 신용등급 간 평균 대출금리 격차는 2.5%포인트 내외이나 중신용대인 5~6등급 구간에서는 5.9%포인트(11.9% → 17.8%)로 크게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등급부터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을 이용한 대출자 비중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 3분기말 현재 각 신용등급의 저축은행 및 대부업 이용 비중을 보면 5등급 대출자들의 경우 5.0%만이 저축은행 및 대부업을 이용하는 데 비해 6등급 대출자들은 24.9%가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중금리 가계신용대출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은행들이 그동안 담보위주의 대출취급 행태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라며 "중·저신용 차주에 대한 충분한 신용분석 역량을 갖추지 못해 금리 산정 및 리스크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선 것도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 "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 확대로 평균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은행에 대한 평판 악화 가능성도 제약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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