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외길 연구 결실…전기연, 전기차 핵심 기술 상용화 눈앞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시제품(이미지=전력연구원)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시제품(이미지=전력연구원)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국내 연구진이 16년에 걸쳐 개발한 전기차 핵심부품이 국내 전문 기업에 이전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한국전기연구원(KERI)은 14일 메이플세미컨덕터(대표 박용포)와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술료는 착수기술료 11억 5500만원에 향후 추가로 매출액 대비 러닝 로열티를 받는 조건이다. 이는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는 최대 규모라고 전기연 측은 설명했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향후 이 기술이 양산화되면 연간 국내매출만 500억원 이상, 해외 매출액은 약 1500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란 전압과 전류를 조절하는 반도체다. 전력이 크게 필요할 수록 효율적인 전력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탄화규소 전력반도체가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으로 조명받고 있다.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세계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으로 1억4600만 달러(약 1670억원) 규모이지만 고속 성장으로 2020년에는 10억9500만 달러(약1조25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응용분야 중에서도 자동차용(HEV/EV) 성장 속도가 가장 빨라 2020년에는 자동차용 세계시장 규모는 2억 7100만 달러(INI R&C 기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6년 외길 연구 결실…전기연,  전기차 핵심 기술 상용화 눈앞


자동차용 핵심부품으로 탄화규소 전력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탄화규소의 경우 물성이 좋아 기존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전력을 덜 사용하고, 열도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연 관계자는 "전기차에 이를 적용하면 반도체 자체도 고효율일 뿐 아니라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냉각장치의 무게와 부피까지 줄일 수 있어 연비(에너지효율)를 크게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메이플세미컨덕터는 탄화규소 전력반도체를 전기자동차용 반도체의 주역으로 보고 양산화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기술은 전기연구원이 16년간 외길로 매진한 연구결과여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전력반도체 연구는 1990년대부터 시작됐으나 이미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연구환경이 열악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기연은 출연연 원천기술연구의 일환으로 1999년부터 전력 반도체 관련 과제를 꾸준히 수행해왔다.

10여년의 연구에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탄화규소 반도체 연구를 중단하지 않고 2012년부터 연간 20억원씩 적극 지원해 왔다.

이번 기술 이전에는 미국, 프랑스 등에서만 가능하던 전력반도체 제조의 핵심기술인 고온 이온주입 기술, 칩면적과 전력소모를 크게 줄인 다이오드 기술, 고전압 트랜지스터(MOSFET) 기술 등 그동안 전기연이 축적해온 전력반도체 관련 기술이 집약돼 있다.

김남균 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연구센터장은 "그간 연구중단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장기 원천 연구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지속적인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며 전력반도체 연구 분야의 세계 1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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