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키워드로 보는 안철수의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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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가 13일 결국 탈당했다. 자신이 만든 당을 1년 9개월 만에 떠나게 된 안 전 대표. 그의 탈당 결심을 '혁신전당대회', '기득권', '혁신 실패' 등 3가지 단어로 살펴봤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면서 "지금 야당은 국민에게 어떤 답도 드리지 못한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소문만 무성하던 탈당설을 공식화 했다.안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엔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가장 직접적이고도 분명한 이유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혁신전대 거부'다. 앞서 지난달 29일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문안박 연대' 제안을 거부하며 혁신전대를 제안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혁신전대를 통해 혁신의 구체적인 내용과 정권교체의 비전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 때만이 혁신과 통합의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고심 끝에 안 전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 문 대표는 지난 3일 "제 제안(문·안·박 연대)은 협력하자는 것인데, 전대는 대결하자는 것이다. 제 제안은 혁신과 단합을 위해, 함께 힘을 합치자는 것인데, 전대는 한 명을 선택하자는 것"이라며 거부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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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양측은 혁신전대 개최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지난 6일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에게 "혁신전대를 재고해달라"고 했지만, 문 대표는 재차 거부의사를 내비쳤다. 그렇게 '핑퐁게임'을 주고받던 안 전 대표와 문 대표는 결국 이날 결별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혁신전대 거부를 '기득권 지키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있다"면서 "혁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당대회의 전제는 현 지도부 사퇴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당 대표직를 지키기 위해 혁신전대를 거부한 것으로 봤다. 문 대표가 기득권 지키기에 나섰다고 본 것이다. 이를 통해 안 전 대표가 도출해낸 결론은 '혁신 실패'다. 그는 이날 "저는 이제까지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다. 그럼에도 정권교체는 실패했고, 정치혁신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안 전 대표는 '새정치'를 모토(motto)로 정치를 시작했다. 기존 정치 패러다임을 타파하고 새롭고 발전적인 정치를 실현시키겠다는 의지가 그가 정치를 하는 이유다. 새정치연합 역시 그와 같은 결과물로 탄생했다. 그런 당에서 그가 혁신의 마지막 방안으로 내놓은 혁신전대가 거부됐다. 그리고 그는 그 원인을 기득권 지키기로 받아들였다. 안 전 대표는 새정치연합에서 더 이상 '새정치'가 불가능하고, 당에 남아 있을 까닭이 없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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