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공정위 절차에 '변호사-의뢰인 비밀보호 제도' 도입해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기업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변호사-의뢰인 비밀보호 제도(ACP·Attorney-Client Privilege)'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ACP란 재판과정이나 수사과정에서 변호사와 의뢰인 간에 각종 의사교환 내용(문서, 메시지, 이메일 등)의 비밀을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변호사로부터 조력을 받을 의뢰인의 권리가 단순한 선언적 규정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전경련에 따르면 미국·EU 등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이 제도를 소송뿐 아니라 공정위 절차에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ACP가 소송 제도에만 한정돼 있을 뿐 공정위의 조사·처벌 과정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전경련 측은 "공정위의 강한 권한에 비해 기업의 절차적 방어권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공정위 조사과정에서 변호사의 참여권 보장을 위해 기업-변호사 간 의사교환에 대한 비밀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월21일 공정위가 조사 과정에 변호사 참여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사건처리 3.0'을 발표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변호사-의뢰인 비밀보호 제도가 함께 규정되지 않으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신석훈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ACP는 공정위의 조사 권한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공정위와 피조사자 간에 대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조사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더욱 명확히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이번에 공정위가 '사건처리 3.0'을 통해 변호사 참여권을 보장하겠다고 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여기에 변호사-의뢰인 비밀보호 제도를 함께 규정해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향후에 이 제도를 공정위 절차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 등 행정조사 전반에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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