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방황 마침표 팬오션에 투자자 외면…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2년 방황의 마침표를 찍은 팬오션 이 여전히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계속되는 주가 하락으로 최대주주인 하림그룹의 주식평가액도 4개월 새 1658억원이나 증발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팬오션 주가는 전일대비 변동없이 3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팬오션 주가는 회생절차종결 결정에 따라 관리종목지정이 해제된 지난 7월31일 이후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날까지 최근 4개월 새 주가는 고점대비 33.4% 떨어졌다. 이날 하루 거래량은 64만7768주에 그치며 거래 조차 부진했다. 이는 지난 7월30일 기업회생절차 종결 이후 일거래량 기준 최저치다. 주가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최대주주인 하림그룹의 지분평가액도 1조1452억원에서 9794억원으로 1658억원이 줄었다.

국내 빅3 해운업체였던 팬오션은 2009년부터 연속 영업손실을 보다가 2013년 6월7일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그러다가 올초 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이 1조79억원에 인수하면서 변제 재원을 마련했고, 원가절감ㆍ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생절차 돌입 당시 1900%가 넘었던 부채비율을 3분기 말 기준 99%로 낮췄다.

실적 모멘텀도 회복됐다.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3072억원, 영업이익 17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9.9%, 10.15% 증가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해운 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기록"이라며 "전체 매출 비중이 큰 운영선대도 2분기 말 167척에서 최근 220척까지 증가했고, 연말까지 250척까지 늘릴 계획이라 실적 전망도 밝다"고 평가했다. 호전된 상황에도 팬오션이 시장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출자전환 과정에서 주식을 보유한 금융권 주주들의 보유 물량이 대거 시장에 출회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31일 이후 은행과 기관의 순매도량은 각각 655만4944주(약 282억원), 256만9048주(약 105억원)에 달한다.

출자전환 이후 팬오션의 은행주주 보유물량은 산업은행 약 2200만주, 농협은행이 410만주, 하나은행이 380만주, 우리은행이 370만주로 추정된다. 최근 산업은행이 비금융자회사의 지분을 3년간 집중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 약세에도 전문가들은 사야할 때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엄 연구원은 "최근 주가는 수급이 좌우하고 있는 상황으로 수급적 측면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우량 성장주를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