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건설사 직원, 올 연말 유독 춥다는데…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대형 건설사에 다니는 입사 10년 차 K과장. 올해 부동산 경기 호조로 회사가 사상 최대 매출 달성했다고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월급은 3년째 동결이다. 첫해는 실적이 좋지 않다며 급여를 동결했고,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동결 이유였다.

K과장은 "경영진이 외부에는 사상 최대 매출 달성, 분양 호조 등으로 회사가 잘나가고 있다고 홍보하면서도 내부 직원들에게는 죽는 소리를 하며 다그친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꺾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에서 설계 업무를 하는 L차장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얼마 전 전체 인력의 15% 정도를 구조조정한다는 얘기가 돌더니 최근엔 내년까지 최대 30%가량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얼마간의 위로금을 받을 수 있을 때 희망퇴직을 해야할 지 L차장의 고민은 깊다.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나마도 위로금도 줄어들 것 같아서다.

대형 건설사의 연말 분위기는 비슷하다. 시공능력 상위를 상징하는 10대 건설사들의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대부분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내년에도 호조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주택시장은 물론 해외부문도 마찬가지다. 저유가로 중동지역의 공사발주 감소가 계속되고 있고 발주가 줄어드는 만큼 해외수주 경쟁도 치열해져 중장기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는 주택시장이 사상 최대의 공급물량도 소화될 만큼 분양실적이 좋았지만 내년에는 금리 인상 등의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중견건설사 직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주택사업 호조로 경력사원 채용에 나선 중견사들은 내년 하반기 이후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주택경기가 언제까지나 좋을 수는 없어서다.

한 중견 건설사 간부는 "중견사 대부분은 주택부문 매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경기 변화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며 "이제는 사업 포트폴리오 분산을 통한 경영위험 개선 차원에서라도 장기적인 먹거리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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