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한국 가전업체의 매장.
-우크라사태 2년 러 제재 장기화로 기회요인 부각
-러시아서 기계설비, 의료, 농식품, 미용 등 유망-루블화폭탄에 수입 줄인 바이어들, 내년부터 재개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우크라이나 사태와 대(對)러시아 서방제재 장기화가 국내 기업에는 유럽수입품 대체품의 대러시아 수출과 투자진출을 확대하는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KOTRA는 2013년 11월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정 중단 선언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 만 2년을 맞아 '우크라이나사태 장기화, 우리에게 기회인가'라는 보고서를 펴냈다.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경기침체 속에서 기계설비, 의료, 농식품,미용 등의 틈새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먼저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신규 투자가 이루어지는 제조 분야의 러시아 기업에 기계설비 및 부품 공급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제조업 현지화 비율 목표 부여에 따라 수입 대신 직접 제조하거나 생산 설비를 확대하려는 러시아 기업이 늘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비교적 타격이 덜한 분야로 미국과 유럽산 의료 기기 및 각종 용품, 의약품 원료 등 대체 수요가 존재한다. 러시아 전체 수입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아직 미비해 진출 가능성이 크며 특히 의약품 분야에서 러시아 내 신규 투자가 활발하다.
서방 경제제재로 급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농축산 및 식품 분야에서 국내기업과의 협력 수요도 늘고 있다. 농장 및 식료품 공장 설립 수요 확대로 비닐하우스 설비, 농기계, 식품 가공 설비 등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경기침체 중에도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러시아 수입시장 점유율은 지속 상승 중이며 대러시아 상위 20개 수출국 중 중국, 스위스에 이어 수출 하락폭이 낮다.
서구제품 대체수요의 확대도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공공 프로젝트 및 조달, 유통, 건설, 에너지, 서비스 등 기존에 서구 기업들이 대부분 점유했던 분야에서 서방제재 후 한국 기업이 상대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올해 신규 오픈 예정인 외국계(주로 서방) 소매 체인점은 18개로 2014년 대비 74% 감소했다. 일본은 대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 중국은 러시아의 경쟁국이란 인식으로 한국보다는 열세라는 평가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유예된 수입 재개 가능성도 높다. 달러당 60루블대의 환율이 1년 가까이 유지되었고 2014년초 30∼40 루블 수준은 복귀할 가능성이 낮다는 시장 인식 하에 수입환경변화에 대응 중이다. 그동안 수입을 유예했던 러시아 바이어들은 급격히 소진된 재고량에 따라 2016년부터는 일정 수준의 수입 재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료=KOTRA>
하지만 기회가 있으면 위협요인도 존재한다. 러시아 경기 침체와 루블화 하락세 지속으로 러시아제(Made in Russia) 제품과 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시장의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다. 제조기반 부족으로 수입에 의존한 제품군을 러시아 정부는 '제조업 육성 정책'으로 생산 확대 중으로, 이를 감지한 외국계 기업과 현지 기업의 설비투자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국가 간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해 장기화되면 비즈니스 또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자원, 플랜트 등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의 경우 우크라이나 정세 악화나 서방과 러시아 간 이권 대립과 견제에 따라 발주 및 수주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카자흐스탄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수입감소에 따른 한국산 제품 수입확대 가능성 있는 반면에 환율 불안으로 수입축소 장기화도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CIS지역에서 러시아이 이어 2번째 소비시장이지만 정치적·군사적 불안요소가 상존해 있고 관료주의 행정과 부정부패가 여전하다는 부정적 요인도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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