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남편 남진우 "표절 혐의, 무시해서 죄송"…공식 사과

신경숙 작가.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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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시인 겸 문학평론가인 남진우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부인인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남 교수는 내달 출간 예정인 월간 '현대시학' 권두시론에 기고한 '표절의 제국 - 회상, 혹은 표절과 문학권력에 대한 단상'이라는 글에서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그는 "문학 매체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아온 사람의 하나로서 주위의 모든 분들께 그들의 기대만큼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다"며 "신경숙을 비롯해 여러 작가의 표절 혐의에 대해 무시하거나 안이하게 대처한 것은 해당 작가를 위해서나 전혀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1기 편집위원들은 신경숙 사태의 책임을 나눠갖는다는 의미에서 문예지의 편집과 기획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사과를 해야 한다면 마땅히 창간 때부터 '문학동네'의 문학 담론을 주도해온 원년 멤버 중의 하나가 해야 한다. 늦었지만 사과드리고 싶다"고 전혔다.

또 남 교수는 "나를 포함해 그동안 한국 문학의 일선에서 주도적으로 일해 온 많은 사람이 오만했던 게 틀림없다"면서 "그들은 문학권력이라는 말을 거부했지만 실은 권력의 은밀한 단맛에 길들여져 있었고 살펴야 할 일을 등한히 했고 진작 했어야 할 일을 그냥 미뤘다"고 반성의 뜻을 표했다.그는 "작가 개개인에게도 한국문학 전체에도 이 사안은 엄청난 시련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일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느냐에 한국문학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여겨질 정도다. 진화의 도상에 있는 한국문학에 이 사태가 재앙만이 아닌 새로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라고 마무리했다.

남 교수는 문인의 표절 문제를 신랄하게 다뤘던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으로 평가받았지만 부인의 표절 논란 이후 5개월 동안 침묵해 많은 비난을 산 바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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