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립 유치원 교육비 16만원 차이

공·사립 유치원 교육비 16만원 차이

월평균 부담액 '공립' 1만2000원 vs '사립' 17만9000원
25일부터 서울 공립유치원 원서접수 시작
어린이집 누리과정 미편성에 유치원 '과열경쟁'
교육부·보건복지부, 학부모에 공동서한문 보내 교육감들 압박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17개 시도교육청 중 14개 시도교육청이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유치원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하지만 공·사립에 따라 유치원 교육비는 16만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나 공립유치원 입학을 위한 학부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25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유치원·어린이집 운영 실태와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누리과정 학비지원금(월 공립 6만원·사립 22만원)을 제외하고 영유아 부모가 한달에 내는 교육비 평균은 9만5000원이었다. 유치원 설립 유형별로는 공립유치원의 월평균 교육비 부담액은 1만2000원인 반면 사립유치원은 17만9000원이었다. 유형에 따라 교육비 부담액이 16만7000원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이처럼 유치원 설립 유형에 따라 교육비 부담액 간극은 크지만 부모들은 공립유치원의 공급이 부족해 사립유치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사립유치원마저도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으려는 부모들로 인해 '추첨전쟁'이 벌어지곤 한다.

전국적으로 공립 유치원 수는 사립 유치원에 비해 많다. 전국 유치원 8826개(2013년 기준) 중 설립주체별로 국립 유치원은 3개, 공립유치원은 4616개(52.3%), 사립유치원은 4207개(47.7%)다. 전체적인 비율로는 국·공립 유치원이 절반 이상이다. 하지만 실제 유치원을 다니는 유아 수를 비교하면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 수가 공립유치원보다 훨씬 많다. 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 65만1794명 중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는 77.3%인 50만3848명(3세미만·6세이상 제외)이다. 공립유치원 영유아(14만7946명)에 비해 3배 많은 수치다.

김은설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자의적인 선택이 아닌 공립유치원의 공급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사립유치원을 택해야 하는 부모라면 불공정하게 느낄 것"이라며 "유아가 공·사립 차이로 인해 15배 가까이 더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내 공립유치원 190여곳이 25일부터 원서접수에 들어갔다. 30일까지 현장에서만 원서 접수가 가능하며 다음달 2일 추첨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공립유치원 탈락자도 사립유치원에 지원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한 만큼 사립유치원 원서 접수는 다음달 3일부터 8일까지 이뤄진다.

이번 유치원 원서접수와 추첨은 과열 경쟁이 예상된다.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4개 시도교육감이 내년도 예산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미편성하면서 학부모들이 유치원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추첨을 진행한 경기도에서는 한 공립유치원 경쟁률이 12대1까지 올라갔고, 추첨 현장에는 가족이 총동원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유치원 입학이 '로또'와 같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올해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아직까지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 여야 대표들이 모여 누리과정 국고 지원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하면서 학부모들의 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25일 공동서한문을 통해 "14개 시·도교육청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누리과정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서한문을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에게 직접 전달한다. 학부모의 불안이 큰 만큼 예산 편성을 거부한 진보교육감들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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