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표지갈이' 교수 200여명 무더기 적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다른 사람의 책 표지를 바꿔 자신의 저서로 출간한 혐의로 대학 교수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이른바 '표지갈이' 수법으로 저서를 출간하거나 이를 눈감아준 혐의(저작권법 위반, 업무방해 등)로 전국 50여개 대학 교수 200여명을 적발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진행한 이후 관련자들을 기소한다는 방침이어서 결과에 따라 대학가에 큰 파장을 낳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교수들은 전공서적 표지에 적힌 저자명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출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교수는 책 제목을 일부 고치는 행위를 통해 의심을 피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책을 쓴 교수들은 이러한 '표지갈이' 책들이 유통되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공립대학과 서울의 유명 사립대 교수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대학과 서울과 경기의 출판사 등을 압수수색해 혐의를 둘러싼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교수는 3~4권까지 '표지갈이' 수법으로 책을 출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들은 대학 재임용 평가를 앞두고 연구실절을 부풀리고자 '표지갈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표지갈이' 수법은 저자와 출판사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대학가에서 널리 퍼진 관행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설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검찰이 수사 대상 교수들을 재판에 넘기고 유죄가 확정될 경우 대학가에서 대규모로 퇴출되는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올해 안에 관련자들을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