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근저당 설정됐어도 청산금 일부 돌려줘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재건축 조합에 부동산을 넘긴 뒤 분양권 대신 현금으로 청산할 경우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도 청산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19일 권모씨 등 5명이 목동제일시장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청산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일부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권씨 등은 2005∼2007년 주상복합건물 신축을 추진하는 조합에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했지만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으로 청산을 받게 됐다. 권씨 등은 현금 청산이 늦어지자 지연손해금까지 포함해 지급하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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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조합은 근저당권이 말소되기 전까지는 청산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도시정비법 제47조에 따른 현금청산에서 토지 소유자가 토지 등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를 마쳤으나 근저당설정등기를 말소하지 않을 경우 재건축조합 측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청산금 범위다.

2심은 재건축조합 측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근저당설정등기가 말소될 때까지 피고가 청산금 전부에 대해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초해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재건축조합은 말소되지 않은 근저당권의 채권 최고액 또는 채권최고액 범위 내에서 확정된 피담보채무액에 해당하는 청산금에 대하여만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초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재건축조합은 사업수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스스로 토지 등 소유자에게 청산금 중 권리제한등기를 말소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하고 토지 등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재건축조합이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와의 동시이행을 주장하며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청산금 범위를 명확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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