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풍동 애니골 상징브랜드, 순수창작물 아니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 풍동의 애니골 음식문화거리 상징 브랜드(BI)는 순수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창석)는 고양시가 디자인업체 S사를 상대로 낸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일부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고양시는 풍동애니골 지역을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특화·개발하기 위해 그 특성과 테마를 살린 BI(Brand Identity) 제작 및 그와 관련된 조성물을 설치하는 내용의 풍동애니골 음식문화 시범거리 조성물 설치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2009년 10월 입찰공고를 했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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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지침서에는 '제안업체는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 순수창작품으로 제안해야 하며, 이를 위반 제출해 당선됐으나, 이후 위·모작으로 밝혀질 경우 당선취소는 물론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고양시는 2009년 12월 S사와 도급계약을 했다. S사는 2010년 단풍나무 문양에 영문 'savor, enjoy', 한글 '풍동 애니골'이 결합된 BI를 납품받았다. 하지만 단풍나무 문양은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고양시는 "이 사건 BI는 외국사이트에 게시된 이 사건 외국 저작물의 디자인을 그대로 도용한 것으로 제안지침서에 규정된 ‘순수창작품’으로 볼 수는 없는 위·모작"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S사 측은 "이 사건 BI는 외국 저작물을 기초로 하기는 했으나, 풍동애니골의 상징인 맛과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해 'savor, enjoy' 등의 문구와 손글씨체로 '풍동애니골'이라는 워드디자인을 추가해 제작한 2차적 저작물로서 독립적인 저작물에 해당되는바, 순수창작품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1심은 "이 사건 BI와 이 사건 외국 저작물은 모두 나무를 형상화 한 것으로 그 모양과 표현방식이 사실상 동일하다"면서 "이 사건 BI는 이 사건 외국 저작물의 2차적 저작물로 순수 창작품에 해당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순수창작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은 "이 사건 BI는 이 사건 외국저작물에 약간의 수정·증감을 가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외국저작물이 표방하는 의미를 넘어 저작자의 새로운 사상과 감정이 부가된 새로운 저작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항소심 재판부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 사건 BI는 외국 저작물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 채 그 문자부분을 조합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이 사건 제안지침서상의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 순수창작품’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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