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관세 역차별]산업의 쌀 '나프타'…수입산 0% vs 국내산 2%

▲정유공장 참고사진(아시아경제 DB) 나프타는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증류할 때 LPG와 등유 유분 사이에 유출되는 것으로, '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부르는 에틸렌부터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을 생산한다. 이후 가공과정을 거쳐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 최종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방위에 걸쳐 원료로 쓰인다.

▲정유공장 참고사진(아시아경제 DB) 나프타는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증류할 때 LPG와 등유 유분 사이에 유출되는 것으로, '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부르는 에틸렌부터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을 생산한다. 이후 가공과정을 거쳐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 최종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방위에 걸쳐 원료로 쓰인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정유화학업계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부과하고 있는 할당관세를 영세율(零稅率)로 조정해야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온 나프타에 대해 0% 할당관세를 적용해 기본 원유세율(3%)에서 환급해줬지만 올해부터는 세수확보를 위해 국내산 나프타에 1%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산업 경쟁력 저하를 근거로 다시 영세율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세수부족을 이유로 오히려 2%로 올리는 안(案)도 구상 중이어서 이견을 좁히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대한석유협회와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화섬협회, 대한타이어산업협회, 한국부직포공업협동조합, 한국PP섬유공업협동조합 등 7개 단체는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한 할당관세 영세율 적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 건의문을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이들 업계는 지난 9월부터 내년도 할당관세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 유관기관에 최근까지 입장을 전달해왔다. 기재부는 부처간 실무협의와 오는 27일 열리는 관세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12월 초 실무 검토 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실무검토안을 바탕으로 12월 10일께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나프타 제조용 원유와 LPG 제조용 원유, LPG의 내년 할당관세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요구대로 나프타 제조용 원유의 할당관세를 0%로 낮출지는 미지수다. 산업부는 국내 정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세율에 찬성하고 있지만, 기재부는 세수확보 차원에서 영세율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세율을 인상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수입나프타에 동일한 관세를 적용하는 것도 고려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업계 의견은 충분히 수렴했다"면서 "영세율과 2% 인상안 등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는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한 할당관세가 0%로 조정되지 않는다면 수입나프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돼 결국 외국 경쟁업체에 경쟁력이 밀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입나프타 세율은 0%인 데에 반해 원유세율은 3%로, 국내업체가 나프타를 제조하기 위해 원유를 수입하는 것이 더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관세 부담만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게 돼 나프타를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업체들은 수입나프타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뿐만 아니라 국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화섬, 부직포 등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인다. 할당관세 인상으로 나프타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이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산업 및 석유화학산업을 원료로 하는 섬유, 타이어, 플라스틱 등 전방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최종 소비재 가격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정부는 현행 할당관세 적용으로 연간 1천억원 이상의 세수를 거두고 있어 영세율 적용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할당관세로 인한 세수효과는 연간 1100억원 수준이다. 정부가 내년에 할당관세를 2%로 올리면 정부로서는 쉽고 빠르게 세수 2200억원을 단숨에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으로 세수부족분을 채우는 것은 결국 국내 산업경쟁력 약화를 초래해 연관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나프타에 대한 관세는 0%인 점을 고려하면 역차별적인 요소"라며 "국내산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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