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CJ헬로비전 인수 후 케이블 진영은 '침묵'
SKT-KT, 케이블 관계자 만나며 '공동전선 펼치자' 제안[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발표 후 '맨붕'에 빠져 있는 케이블TV방송 진영을 '내편'을 만들기 위해 SK텔레콤과 KT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관계자는 최근 티브로드, 씨앤앰 등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접촉하고 있다.
KT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반대에 케이블방송 업계가 동참할 것을 요청하고 이다. 반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이번 인수합병이 케이블방송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일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공식 발표한 이후 KT와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KT는 총력 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경우 유선 통신과 미디어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기 때문이다.반면, 케이블방송 업계는 지금까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케이블방송 업계가 조용한 것만은 아니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방송업계 1위 사업자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SK텔레콤의 결합상품 판매에 가장 크게 우려했던 곳이 CJ헬로비전이었다.
업계의 '큰형님'과 같았던 기업이 어느날 갑자기 '적군'에 투항하니 케이블 업계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 사태가 미칠 파급효과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상황을 살피고 있는 케이블방송 업계에 KT는 '공동전선'을 펴자고 제안하고 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케이블방송 가입자를 IPTV 쪽으로 유도할 것이 분명하고, 이 경우 케이블방송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상실감에 빠진 케이블방송 업계로서는 솔깃한 제안일 수 있다.
KT가 케이블 진영을 끌어들이려는 것은 혼자만으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인수를 저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도 유료방송 가입자 순위 1위는 여전히 KT다. SK텔레콤의 지배력 전이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약자'인 케이블의 입이 필요하다.
이번 인수가 성공하기 위해 케이블 방송 진영의 협조가 필요한 SK텔레콤도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이동통신사와 케이블방송사가 그동안의 경쟁 관계에서 벗어나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한 후 양사의 강점을 결합한 다양한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인데, 이같은 서비스를 다른 MSO와도 함께 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방송사들은 각 권역마다 1개 사업자만 존재하기 때문에 CJ헬로비전과 다른 케이블방송사들은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케이블방송사들은 어느 쪽에도 선뜻 동조하지 않고 있다. 자칫 이동통신사에 '이용만 당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 후 어떠한 구상을 갖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며 "인수 인가 신청서의 사업 계획을 보고 평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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