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앞다퉈 면세점 늘리기 나서…내수 진작이 목표
국내는 5년마다 재입찰…확장적 전략에 불안감
국내 시내 면세점 현황( 주: 1. 롯데면세점코엑스점 영업개시 시점은 인수시점(2010 년 7 월 AK 면세점 인수)2. 2015 년 7 월 신규 시내 면세점 허가 받은 4 개 업체는 영업개시 예정일 기준), 자료= 각사 및 한국투자증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연말 종료되는 면세 특허의 새로운 사업자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면세시장의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의 확장 정책이 국내 상황과 대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급성장하는 세계 면세시장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은 자국 내 면세점 수를 늘리고 정책적으로 시장 확대를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중국인들의 해외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내수 진작의 기폭제로 되돌리는 방안으로 면세점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수 늘리는 中·日= 중국 국무원은 1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내수 소비 촉진을 위해 중국 전역에 면세점 수를 늘리고 인기 있는 소비재들을 확대 수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느 지역에 얼마나 많은 면세점을 세울 계획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인 1억명 이상이 여행을 위해 출국했으며, 여행 기간 동안의 소비 규모는 1조위안(약 182조6500억원)을 넘어섰다. 해외에 나갈 기회가 없는 중국인들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 직접구매를 하는 추세다. 중국에는 현재 262개 면세점이 존재하지만 주요 대도시와 공항안에 있거나, 외교관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일본 정부도 엔화 약세를 기회로 면세점 확대에 나선다. 일본 정부는 현재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이들의 소비를 유도하는 것은 주요 내수 진작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소비세 8%를 현장에서 즉시 환급해 주는 면세 대상 품목도 식품ㆍ음료ㆍ화장품ㆍ약품 등 소모품으로 확대했다.
일본 내 면세점 수는 지난 4월 기준 1만8779곳이다. 면세점 수는 2014년 10월 9361개와 비교해 6개월 만에 두 배로 늘었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도쿄, 오사카, 후카이도, 가나가와, 후쿠오카 등에 면세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인관광객 유치를 두고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향후 국내 면세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 등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각각 667만명, 914만명을 기록했다.
◆길어지는 집안싸움…"5년 뒤 또 어떻게 될지"=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관세법을 개정, 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이나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 특정 기업의 독과점을 막고 중소기업 등 다기업에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였지만, 최근에는 이 취지 자체가 옳은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다.
개정된 관세법에 따라 면세 사업권의 특허기간은 10년에서 5년으로, 갱신방법은 자동에서 경쟁입찰로 바뀌었다. 특허를 따내더라도 5년의 시한부 영업을 해야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시장 상위 플레이어들은 보폭을 넓히기 조심스러워졌다. 면세사업은 인력, 물류시스템, 사업장 시설 등에 막대한 비용이 투자돼야 하지만 5년 뒤 특허를 반납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전개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매번 경쟁입찰에 막대한 인력이 투입돼 전략을 구상하고 마케팅 및 홍보를 해야하는 상황도 부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 진출에 몰두해야 할 시기에 사업권 지키기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면서 "수년간의 노력 끝에 국내 면세시장에 세계 상위권으로 성장했으나, 중국과 일본의 성장전략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말 종료되는 서울 및 부산지역 면세점 사업자 심사가 이날부터 시작돼 이튿날인 14일 오후 7시께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심사는 서울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과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월드타워점(12월31일), 부산의 신세계면세점(12월15일) 등 4곳의 면세사업 특허가 연말 종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서울에서는 롯데, SK, 신세계, 두산이 입찰에 참여했고, 부산에서는 신세계와 형지가 맞붙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롯데 월드타워점으로 롯데, SK, 신세계, 두산이 모두 도전해 4대1의 입찰경쟁률을 기록중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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