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과 일본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압력을 낮추고 내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면세점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1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내수 소비 촉진을 위해 중국 전역에 면세점 수를 늘리고 인기 있는 소비재들을 확대 수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느 지역에 얼마나 많은 면세점을 세울 계획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중국인들은 생활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더 나은 삶을 원하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이 해외로 나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막을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와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이 빗장을 더 크게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페이쥔(魯培軍) 중국 해관총서 부서장도 최근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공항에 면세점을 추가하고 중국인의 면세품 구매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항구 주변에 면세점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의 중산층 폭이 넓어지면서 해외에서 생필품, 고가 명품 제품 등을 사고 싶어 하는 중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발언들이다. 지난해 중국인 1억명 이상이 해외 여행에 나섰고 여행 기간 소비한 돈은 1조위안(미화 1570억달러)이 넘는다. 해외에 나갈 기회가 없는 중국인들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 '해외 직구'를 하고 있다.중국에는 현재 262개 면세점이 존재하지만 외교관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대부분의 면세점이 주요 대도시와 공항 안에만 있어 중소도시나 항구 주변에는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경제성장률 7% 유지가 힘들어진 중국은 내소 소비 촉진이 급격한 경제성장 둔화를 막을 수 있는 핵심 카드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6월 의류, 신발, 화장품, 기저귀 등 14개 생활용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평균 절반 수준으로 일제히 낮춘 것도 소비 진작을 위한 것이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를 내세워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일본 정부도 엔화 약세의 기회를 면세점 확대를 통해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내수 진작책으로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관광객 소비 유도다. 외국인에게 쇼핑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소비세 8%를 현장에서 즉시 환급해 주는 면세 대상 품목도 식품ㆍ음료ㆍ화장품ㆍ약품 등 소모품으로 확대했다.
일본 내 면세점 수는 지난 4월 기준 1만8779곳이다. 면세점 수는 2014년 10월 9361개와 비교해 6개월 만에 두 배로 늘었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도쿄, 오사카, 후카이도, 가나가와, 후쿠오카 등에 면세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본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내 면세점 수를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 면세점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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