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의 경고 "저유가 시대 경제개혁 중요"…산유국들 반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원유를 둘러 싼 치킨게임이 계속되면서 '중동 갑부'를 상징하는 산유국들의 위상도 추락하고 있다. 이제 중동 산유국은 떵떵거리는 부자가 아니라 위기를 걱정해야하는 처지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중동 산유국의 경제 체질개선을 요구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걸프지역 산유국 장관들이 정면충돌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한 예다. 라가르드 총재는 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걸프협력위원회(GCC) 회의에 참석해 "유가가 향후 수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GCC 국가들은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재정 지출축소와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오만 등 6개 산유국으로 구성된다.

그는 "재정위기에 처한 산유국들이 공무원 임금 등 공공지출을 엄격하게 통제해 민간부문의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들과의 소통도 늘리라고 요구했다. 이는 중동 산유국들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주장이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에 대해 산유국 장관들은 반발했다.

사우디 왕자인 압둘라지즈 빈 살만 빈 압둘라지즈 부(副)석유장관은 "고유가가 오래 유지될 수 없는 것처럼 저유가 역시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면서 "세계 에너지 업체들의 투자가 줄고 있는 만큼 유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들의 원유 생산이 내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산유국들의 재정 사정도 나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하일 알마즈루이 UAE 에너지 장관 역시 "유가는 내년에 반등한 뒤 꾸준히 오를 것"이라면서 "UAE는 이에 맞춰 투자를 확대하고 원유 생산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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