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우는 국산 맥주…맥주稅 바꿔야할 시점(?)

대형마트·편의점 기준 국산 맥주·수입맥주 비중 6대 4로 격차 줄어

맥주 355㎖ 한 캔당, 국산 395원·수입 212원…세금 역차별

국산 맥주가 점차 수입 맥주에게 자리를 뺏기고 있다. 불과 5년 전만해도 가정용에서 판매되는 국산 맥주 대비 수입 맥주는 8대 2의 비중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6대 4로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

국산 맥주가 점차 수입 맥주에게 자리를 뺏기고 있다. 불과 5년 전만해도 가정용에서 판매되는 국산 맥주 대비 수입 맥주는 8대 2의 비중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6대 4로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국산 맥주가 위기다. 수입 맥주의 파상공세에 안방을 내주게 생겼다. 주류업계는 국내 맥주시장을 각종 음식점과 유흥업소에서 판매되는 '업소용'과 대형마트, 편의점,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가정용'으로 분류한다. 그 비중은 48% 대 52%로 가정용이 소폭 크다.

불과 5년 전만해도 가정용으로 판매되는 국산 맥주 대비 수입 맥주는 8대 2의 비중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6대 4로 점차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하반기에는 5대 5까지 좁혀지는데 이어 후년에는 수입 맥주가 국산 맥주를 추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의 맥주를 찾기도 하지만 세금을 비롯한 정부의 국산 맥주 역차별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국산맥주에 대한 역차별을 피하기 위해 국산 맥주제조업체가 수입맥주 유통에 공을 들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월 기준(1∼10월 누계)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수입 맥주 판매 비중이 각각 40%를 넘어섰다.

A마트의 경우 수입 맥주 판매 비중이 2013년 32%, 지난해 35%로 오른 데 이어 올해 10월 40%를 돌파했다. 이 기간 국산 맥주는 68%, 65%, 60%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B편의점도 마찬가지다. 수입 맥주 판매 비중은 2013년 24%, 지난해 29%에서 올해 10월 41%를 넘었다. 반면 국산 맥주는 77%, 71%, 59%로 주저앉았다.

당연히 수입 맥주의 매출신장률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뛰었고, 국산 맥주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신장률을 나타냈다. A마트의 수입 맥주 매출신장률은 전년 대비 20%, B편의점은 81% 뛰었다.

수입 맥주의 매출이 급증하게 된 이유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저렴하게 수입 맥주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도 국가별로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높였다. 기존 일본산 맥주뿐만 아니라 호주, 네덜란드, 체코 등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되는 맥주를 판매하면서 새로운 맛과 풍미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주류 전문가들은 수입 맥주가 국산 맥주를 위협하게 된 것은 국산 맥주에 대한 규제와 수입 맥주에 대한 혜택때문으로 보고 있다. 우선 국산 맥주에 비해 수입 맥주의 세금이 저렴, 국산 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다.

맥주의 주세는 72%다. 그러나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과세 방식은 다르다. 수입 맥주는 수입가에 관세(15%)가 붙은 수입신고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해서 72%를 부과한다.

판매비나 이윤 등은 수입업자가 그 뒤에 정한다. 그러나 국산 맥주는 72% 세율이 적용되는 금액에 제조원가는 물론 판매비, 이윤까지 포함된다. 국내 주세는 도수에 따라 차등을 두는 종량제가 아니라 판매가에 세율을 적용하는 종가제다. 과세표준의 차이로 국산 맥주 355㎖ 한 캔당 주세 395원이 붙지만 수입 맥주에는 212∼381원만 부과된다.

더욱이 국내 주류는 제조자의 소매점 거래와 할인 판매를 엄격히 규제한다. 수입업자가 판매가ㆍ증정품 규제 없이 소비자와 직거래할 수 있는 것과 다르다. 수입 맥주가 4캔을 묶어 1만원에 파격 세일이 가능한 이유다. 가격표에는 브랜드별로 3900∼4800원이 매겨져 있지만 개당 2500원에 사는 것이다.

게다가 맥주에는 주세만 있는 게 아니라 주세의 30%만큼 교육세가 붙고, 이를 합친 액수에 10% 부가가치세를 더한다. 제조원가가 100인 맥주의 최종 출고가는 212.96으로 거꾸로 맥주 소비자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3%에 달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산 맥주가 일본(43.8%)이나 영국(33.1%)에 비해 높고 독일보다 100배 이상 높다"며 "국산 맥주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맥주세를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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