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두산, 모두가 MVP였다

영원한 2등은 없다…삼성꺾고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불곰’ 김태형 감독 리더십 선수들 부상투혼이 원동력

오재원-김태형 감독-홍성흔[사진=김현민 기자]

오재원-김태형 감독-홍성흔[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3등이 2등과 1등을 이기고 챔피언이 됐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정규리그 4위), 플레이오프에서 NC(2위)를 눌렀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을 잡았다. 정상을 다시 밟기는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5,116일 걸렸다. '미러클 두산'이 맞다.

▲행운=삼성은 두산을 만나기도 전에 멍이 들어 있었다. 확실한 에이스와 구원-마무리 투수가 해외원정도박 파문에 연루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다. 7전4선승제 승부에서 에이스가 두 차례 등판한다고 보면 2승을 포기한 것이다. 두산은 방망이로 사자를 사냥했다. 4승1패를 거두는 동안 36점(경기당 7.2점)을 빼앗고 16점(경기당 3.2점)만 내줬다. 삼성의 투수력이 건재했다면 경기당 3.2점이면 승리를 지켰을 것이다. 두산은 운이 좋았다. 그러나 운도 실력이며, 결과로 살려내기 전에는 행운인지 알 수 없다. 축구에서도 한두 명이 퇴장당해 수적으로 불리한 팀이 종종 강팀을 이긴다.▲돈값=롯데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장원준(30)을 4년 총액 84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0억원, 옵션 4억원)에 샀을 때 '과한 투자'라는 평가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장원준은 올 시즌 12승 12패(평균자책점 4.08)를 했고 포스트시즌 네 경기에서 3승(평균자책점 2.36)을 빼냈다.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연봉(150만 달러=약 17억1150만 원)을 많이 받는 더스틴 니퍼트(34)는 부상에 때문에 정규리그 6승5패(평균자책점 5.10)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 다섯 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26⅔이닝 무실점,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이닝 무실점 기록이었다.

승리를 자축하는 두산 선수들[사진=김현민 기자]

승리를 자축하는 두산 선수들[사진=김현민 기자]


▲불곰=초보 사령탑인 김태형 감독(48)은 부임 첫해 만에 두산의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감독 부임 첫 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선동열(2005ㆍ삼성), 류중일(2011ㆍ삼성) 감독 이후 세 번째다. 김 감독은 두산의 전신인 OB 베어스 시절부터 선수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구단이 키운 인재가 제때 필요한 곳에서 결과를 만들었다. 팀컬러인 '뚝심'과 '뒷심'이 뭔지 알았다. 그의 유전자는 전염성이 강해 더그아웃 전체로 퍼졌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8회까지 5-9로 뒤진 경기를 9회에 11-9로 뒤집었다.

▲희생='부상 투혼'은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포스트시즌 열네 경기는 가혹한 일정이었다. 포수 양의지(28)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타구에 발을 맞아 엄지발가락이 부러졌다. 정수빈(25)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공에 맞아 왼손 검지를 여섯 바늘 꿰맸다. 그러나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내일=우승을 위해 노장을 사서 쓰는 구단이 있다. 실패하면 결과는 노쇠로 이어진다. 두산은 미래도 밝다. '잠실 아이돌' 정수빈-허경민-박건우(이상 25)가 가을에 부쩍 컸다. 정수빈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타율 0.571(14타수 8안타), 5타점이었다. 허경민도 타율 0.474 1홈런 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건우는 한국시리즈 2차전부터 우익수로 나서며 3차전 결승타 포함 16타수 5안타를 때렸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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