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중국 경제의 악화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약화시켰다. 이는 달러 약세와 신흥국 통화 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연결돼 글로벌 증시는 신흥국과 원자재 수출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중국 인민은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 정책이 증시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해주고 있다.
여기에 미국중앙은행(Fed)이 27~28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한국시각으로 오는 29일 새벽 3시 성명서가 발표된다. 중국 5중 전회는 29일 종료된다. 오는 30일에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위원회 등 중요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각국 정책이 주식 상승의 매개체가 될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 ECB의 추가완화 정책 실행 가능성,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의도에 대해서는 논박이 있지만, 금융시장의 반응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투자심리지수는 연중 첫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매크로 투자 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외민감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그 동안 글로벌 경기 모멘텀과 리스크 지표의 변화를 상당히 잘 반영해왔는데, 최근 신흥국 통화가 안정되면서 지난 9월 이후 리스크 지표는 하락,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동반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모멘텀 강화, 글로벌 투자심리 회복과 매크로 투자 환경의 개선은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변화들로 볼 수 있다.
10월 FOMC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변동성을 초래할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BOJ 금정위의 경우는 정책 불확실성이 크고, 자산 매입 규모 확대 시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의 TPP 가입과 더불어 국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10월 금정위의 정책에 대한 컨센서스는 지난 금요일 10조엔 증액(현 80조엔 → 90조엔)에서 현재 동결로 하향, 금융기관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당사는 동결 전망). 10월 한달간 원화 가치는 4.2% 상승한 반면 엔화 가치는 동기간 1.3% 하락해 원·엔 환율은 최근 빠르게 하락(원화 강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ECB와 중국인민은행(PBOC)의 통화 완화 정책 등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지속하지만 여전히 KOSPI에 대한 비중 확대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2000pt를 넘어선 이후 KOSPI의 반등 여력에 대해 3~5%라고 제시했다. 2013년 이후 반등 국간에서의 최대 반등 강도를 적용한 결과다. 이를 KOSPI 지수로 환산하면 2050~2100pt다. 여전히 그 시각을 유지한다.원·달러 환율이 너무 빠르게 절상됐다. 물론 지수 반등폭도 빨랐다. 한국 증시는 이번 조정에서 하락률의 67.4%, 환율은 이번 조정에서 상승률의 58.7%를 되돌렸다. 신흥국 주식과 환율이 각각 31.0%, 21.1% 되돌린 수준에 비해 회복 속도가 매우 빨랐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다른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음을 뜻한다. 달러 환산 KOSPI를 봐도 최대 3% 정도의 여력이 남았다고 보여진다.
현재 KOSPI의 12개월 선행 EPS는 187이다. 2010년 중반 이후 최저다. 반면 KOSPI의 PER은 2010년 이후 최대인 11.2배다. 187과 11.2배의 조합은 2100pt다. 달러 강세가 완전히 종결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밸류에이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KOSPI가 ECB와 Fed에 대한 기대감에 2100pt를 돌파한다면 주식 비중의 점진적 축소를 권고한다.
업종별 전략과 관련해 지난 8월 말 또 한 번의 전차 랠리가 기대된다는 보고서를 제시한 바 있다. 현 시점에서 "전차" 중 자동차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 시각이 필요하다. ECB의 공격적 양적완화는 엔화의 약세를 수반한다. 지난 1년간 유로화와 엔화는 한 몸처럼 움직였다. 달러 강세 영향이다. 미국 달러의 전반적 강세는 유로화와 엔화를 한 몸으로 묶어놨다. 지난주 후반 ECB의 양적완화로 엔화가 또 다시 122 엔/달러까지 상승했다는 점도 이를 보여준다. 엔화의 추가 약세는 분명 자동차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050pt 이상 구간에서는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연말 배당을 노린 배당주나 삼성전자와 같은 엔화나 유로화 약세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수출주가 안정적이다. 배당주 투자에서는 통신서비스와 같이 대외 악재에 크게 노출되지 않는 업종을 선택하는 편이 유리하다. Fed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현재는 큰 전략을 구상하기보다 반등 국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지키는 전술을 구상해야 한다. 전술을 위한 전투에서 창보다 방패가 필요한 때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 ECB가 추가 부양을 시사하며 달러가 단기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중국의 금리 인하로 전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한 점 등으로 달러 강세가 재현되며 4분기에도 대형 수출주들이 환율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CB의 12월 추가 양적 완화 시사, 중국의 금리 인하에 이어 일본도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이처럼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들의 정책 대응의지는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들 주요국들의 추가 부양으로 인해 달러 강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유럽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뚜렷한 경기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 GDP 개선은 물론 실업률이 떨어지고 대출이 확대되는 등 경기 호조 신호가 많다. 특히 대출 확대 국면에서 GDP 성장률이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양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심리 및 물가 지표들이 크게 악화됐다. 과거와 같은 대규모 부양 패키지보다는 심리 개선을 위한 미세 조정성격의 추가 부양이 예상된다.
오히려 이번 기대감으로 유럽 경기 회복 흐름이 좀 더 강화되면서 유로화는 강세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중국은 상반기대비 하반기 거시 지표들이 대부분 개선되고 있어 강력한 추가 부양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고 일본 역시 구로다 총재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여전히 내비치고 있는 만큼 추가 부양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일본의 추가 부양이 발표된다면 엔저 전략보다는 내수 확대를 위한 조치들일 가능성이 높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3분기 평균 1170원 수준에서 4분기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10월 원·달러 환율은 1147원으로 3분기대비 약 2% 하락한 수준이다. 비 미국 지역들을 중심으로 한 추가 경기 부양 기대감이 달러 강세를 재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원화 강세 속도를 다소 지연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을 제약하고 실적 측면에서 대형 수출주의 환율 효과 소멸 우려를 다소 약화시키는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지난밤 해외증시 및 주요지표= 미국 뉴욕증시는 26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의 관망세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종합지수는 전장대비 23.65포인트(0.13%) 하락한 1만7623.05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84포인트(0.06%) 오른 5034.70을 기록했다. S&P 500지수는 3.97포인트(0.19%) 내려간 2071.18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주요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0.42% 하락한 6417.02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0.54% 하락한 4897.13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06% 오른 1만801.34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