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이 금리 인상 결정을 미룬 틈을 타고 유럽중앙은행(ECB)를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ECB는 22일(현지시간) 몰타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회의에서 ECB가 기존 양적완화 조치를 확대하는 방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무게를 뒀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가 유럽 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있어 ECB가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 영역에 빠져 디플레이션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ECB는 2016년 9월까지 매달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의 양적완화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역 내 경제성장을 촉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따라 ECB가 국채 매입 규모를 확대하거나 시행 기간을 2016년 9월 이후로 연장하는 것이 논의될 수 있는 방안들로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ECB가 경제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는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며 이날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국채매입 프로그램 시행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당장 이날 회의에서 ECB가 추가 양적완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더크 슈마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22일 회의에서 양적완화 프로그램 확대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당장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결정되기에는 시기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오는 30일 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는 일본도 추가 양적완화 시행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일본은 현재 연간 80조엔 규모의 본원통화를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 중이다.
전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9월 무역수지 통계는 중국 경기 둔화가 수출부진을 야기했다는 결과를 드러내 이달 말 BOJ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BOJ가 이달 말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을 40%로 봤다. 전달의 30%에서 10%P 높아진 것이다.
중국은 이달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에서 향후 5년의 경제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 성장 유지를 위한 방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서방 언론들은 최근 중국이 은행권 '신용자산담보재대출' 확대 같은 비전통적 방식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을 계기로 결국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유럽, 일본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달 노르웨이, 대만, 우크라이나, 인도, 뉴질랜드, 파키스탄 등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데 이어 이달 싱가포르가 통화절상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양적완화 대열에 뛰어들었다. 인도네시아도 다음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