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쇼크에 미 증시도 휘청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세계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주가가 14일(현지시간) 곤두박질치면서 미국 증시도 몸살을 앓았다. 투자자들이 월마트의 부진을 미국 유통업은 물론 향후 경제 둔화 조짐의 전조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날 월마트 주가는 10.2%가 빠졌다. 이는 1988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월마트 주가는 이미 올해 들어서만 30%나 하락한 상태다. 월마트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2017 회계연도 주당 순이익이 6~12%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생존을 위한 수년간의 대규모 투자계획이 있다. 월마트는 매장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온라인 매출을 올리는데 거액을 투자키로 했다. 내년에만 110억달러(12조5950억원)의 투자가 집행된다. 종업원 서비스 개선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 계획으로 내년에만 15억달러 추가 비용이 든다.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장기적인 회사 매출 회복과 증대를 위해선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유통 공룡 월마트의 부진을 통해 미국 경제의 둔화 우려를 감지했다. 마침 이날 발표된 9월 소매판매 부진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증시 하락으로 드러났다. 다우종합지수는 이날 157.14포인트(0.92%) 하락한 1만6924.75에 마감했다.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1만7000선도 무너졌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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