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증시 폭락을 촉발한 신용거래가 채권시장에서 성행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윈드인포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규모는 2분기 보다 13% 증가한 155조8000억위안에 달했다. 분기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 86조1000억위안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중국에서 채권 담보 대출은 RP거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중국에서 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 규모는 전체 채권 시장의 2.5배 수준에 해당한다. 채권을 담보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다시 채권을 매입하는데 쓰인다. 증시 폭락을 경험한 중국 투자자들이 좀 더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채권 시장으로 투자처를 옮기면서 채권, 특히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에 자금이 쏠리면서 회사채 발행 금리는 급락 중이다.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5년 만기 AAA- 등급 회사채와 국공채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지난달 0.8%포인트 수준으로까지 좁혀졌다. 최근 8년래 가장 낮다.
채권을 담보로 하는 신용거래는 시장을 뜨겁게 달구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붕괴시킬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채권을 담보로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채권 매도에 나설 것이고 이는 다시 채권 가격 급락을 부추기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천양 채권 담당 전략가는 "회사채 금리와 국채 금리와의 차이를 뜻하는 신용 스프레드는 현재 중국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너무 좁혀져 있다"고 우려했다.
천 전략가는 "RP 거래를 활발히 하고 있는 증권사와 은행의 채권 관련 금융 상품의 경우 보통 레버리지(부채성) 비율이 3배를 넘어서고 일부 상품은 10배 이상에 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최근 주식 신용거래가 얼마나 빨리 주식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는지를 경험했다. 중국 증시는 연 고점에서 현재 40% 가량 추락했다. 주가가 '꼭지'를 찍었던 6월 당시 주식 담보 대출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조위안에 달했는데 주가가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손실 최소화를 위해 앞 다퉈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증시 폭락의 단초가 정부의 신용 거래 규제 발표였던 만큼 정부가 채권시장의 신용거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만 있어도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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